지난해 영업익 1111억 역대 최대
고부가 제품 ‘코폴리에스터’ 앞세워
中 저가품 공세서 기술력으로 승부
다음 타자 ‘리사이클’ 육성도 분주
고부가 제품 ‘코폴리에스터’ 앞세워
中 저가품 공세서 기술력으로 승부
다음 타자 ‘리사이클’ 육성도 분주

SK케미칼이 석화업계 불황 속에서도 역대 최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코폴리에스터 등 스페셜티 소재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범용 소재 과잉 공급 속에서도 수익 성장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SK케미칼은 '리사이클링'에 투자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 주도권 잡기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고부가 제품 '코폴리에스터' 집중
SK케미칼은 지난해 SK디스커버리가 출범해 분사한 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9일 밝혔다.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은 1조3405억원, 영업이익은 1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30% 증가했다.
실제 고부가 제품인 코폴리에스터 판매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 코폴리에스터는 제약 사업을 제외한 SK케미칼의 매출 비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으로 미국의 이스트만과 SK케미칼 2개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SK케미칼의 호실적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영향이다. 이는 기초 화학 소재, 범용 소재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석화업체들이 중국발 저가 제품 과잉 공급으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SK케미칼의 현재 주력 사업은 코폴리에스터지만 과거에는 섬유회사, PET 회사로 알려졌다. 지난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속 국내 섬유사업이 사양세에 접어들면서 범용 사업으로 분류됐던 섬유와 PET 사업을 정리했다. 대신 SK케미칼은 2000년 코폴리에스터 라인을 세우고 핵심원료인 사이클로헥산디메탄올(CHDM)을 상용화했다. 미국 이스트만이 20년 이상 독점을 유지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후에도 범용 사업 매각을 통해 얻은 자원을 바탕으로 코폴리에스터 사업 확대를 위해 수차례 증설을 단행했다. 그 결과 1999년에는 섬유와 범용 유화제품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했지만, 현 시점 코폴리에스터와 CHDM 등 모노머 사업 비중은 67%에 달하는 등 스페셜티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졌다.
■'리사이클' 차세대 먹거리 육성
SK케미칼이 다음 스페셜티로 육성 중인 사업은 '리사이클링'이다.
SK케미칼은 지난 2021년 세계 최초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한 코폴리에스터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그린소재 전문업체 슈에의 자산을 인수해 자회사 SK산토우를 설립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을 위한 글로벌 거점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그린소재와 차세대 성장 동력인 재활용 사업의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해 양대 사업 본부를 중심으로 조직 기능을 재편했다.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로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에 따르면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466억달러(63조5158억원)에서 연평균 3.88% 성장해 2033년 682억달러(92조956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후발국들의 기술 진보 속도가 점진적으로 빨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현재 사업 확대와 새로운 스페셜티 영역을 찾는 지속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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