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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동학→서학개미' 이민…"네이버 팔고 테슬라 샀다"

뉴스1

입력 2025.02.18 06:20

수정 2025.02.18 09:53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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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에도 동학개미의 서학 투자 이민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홀로 성장하고, 관세 전쟁이 우려되면서 국장 비중은 줄이고 미장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가장 많이 판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네이버, SK하이닉스다. 대신 테슬라와 엔비디아 관련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달 20일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이달 17일까지 2404억 원을 처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 6일부터는 2조 343억 원 팔았다.

취임 후만 놓고 보면 두산에너빌리티(034020)를 4041억 원 순매도했다. 네이버(035420)와 SK하이닉스(000660)도 각각 3877억 원, 2813억 원 처분했다.

대신 미국 주식 비중을 늘렸다. 트럼프 취임 이후로는 41억 2479만 달러(5조 9479억 원)를 순매수했다. 당선 이후인 지난해 11월 6일부터 지난 14일까지는 미국 주식을 78억 3474만 달러(약 11조 2977억 원) 사들였다. 약 100일 만에 코스피 시총 41위인 삼성중공업(11조 1848억 원)을 사고도 남는 돈을 미국 주식에 투자한 셈이다.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테슬라를 2배로 추종하는 TSLL (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상장지수펀드(ETF)다. 5억 8631만 달러(8462억 원) 사들였다. 테슬라와 엔비디아도 각각 5억 4473만 달러(7862억 원), 3억 3526만 달러(4841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이 국장서 돈을 빼 미장에 투자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질서를 강조한 과거와 달리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물론 동맹국과도 관세 전쟁에 나서면서 한국 주식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 관세에 이어 철강,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에도 나섰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와 달리 2기에는 보편관세, 상호관세 등을 언급하며 광범위한 국가 및 품목에 대한 관세부과를 예고 중"이라며 "한국도 트럼프가 상호관세에 있어서는 예외가 없을 것이며 비관세 장벽 문제도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위협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지난해 655억 달러 규모로, 미국의 무역적자 8위 국이다.

문제는 외국인도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6일 이후 9조 1644억 원, 지난달 20일 이후 2조 7975억 원을 팔았다.
투자자 이탈이 지속된다면 한국 증시의 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는 성장산업 육성 등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투자자 이탈은 한국 증시는 물론 경제에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밸류업을 통해 개인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