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지난해 육군 제51보병사단에 자대 배치된 지 한달 만에 사망한 병사가 선임들로부터 욕설 등 모욕은 물론, 암기 강요 등 부조리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모욕 혐의로 51사단 영외직할대 소속 고(故) A 일병 고참 선임인 B 병사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A 일병 맞선임인 C 병사를 협박 및 위력행사 가혹행위 혐의로, D 병사 등 3명을 위력행사 가혹행위 혐의로 각각 검찰에 넘겼다.
B 병사는 작년 6월 22일 밤 화성시 비봉면 자대 안에서 타 병사들이 보는 가운데 A 일병에게 욕설을 한 혐의다.
C 병사 등은 같은 달 1일 오전 마찬가지로 자대 안에서 A 일병에게 간부 이름을 비롯해 선임 이름·기수 등을 암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일병은 B 병사 범행 다음 날인 23일 자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자대 배치를 받은 시기는 5월 말쯤으로, 불과 한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A 일병은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 일병이 발견된 현장에선 타살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군사경찰은 B 병사 조사 과정에서 욕설 등 '부조리'를 일부 식별해 경기남부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었다.
현행 군사법원법은 군대 내 사망 사고에서 범죄 혐의가 발견될 경우, 민간경찰에 이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후 경기남부청은 이 사건 관계인을 상대로 추가 수사를 벌여 C 병사 등 4명의 범행을 포착, 차례로 입건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군 수사기관에서 B 병사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며 "이어 경찰이 추가 수사를 거쳐 암기 사항을 강요한 선임병 4명을 확인해 입건 후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A 일병 사망 당일 군인 아들을 둔 부모님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51사단 우리 아들이 죽었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바 있다.
A 일병 어머니로 추정되는 누리꾼은 "오전 6시에 전화로 '아들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뉴스에서 보던 일이 왜 저한테 일어나는 건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어 "절대로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 5월 30일에 자대배치 받고 한 달도 안 됐는데, 아들이 왜 죽었는지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 억울해서 어떡해요. 내일 장례 치르려고 집에 왔다. 오전 4~6시에 보초 선 아들이 왜 그런 것인지 꼭 밝혀져야 한다. 관심 갖고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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