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아이 대신 어르신 품자"… 상조시장 맞붙은 교육업계 빅3

신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8 18:08

수정 2025.02.18 18:08

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잰걸음
앞서 진출한 교원·대교도 ‘긴장’
간병인 매칭·나다운 졸업식 등
새 장례문화 내세워 외연 확장
학생 감소로 지난 2023년 폐교돼 주차장으로 바뀐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모습 뉴스1
학생 감소로 지난 2023년 폐교돼 주차장으로 바뀐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모습 뉴스1

교육업계 빅3 업체가 때아닌 상조시장에서 격돌한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 수요가 줄어들자 시니어·상조산업 등으로 교육업체들이 외연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특히 웅진이 최근 상조업계 1위인 프리드라이프 인수 협상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상조업계 지각변동까지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앞서 진출했던 교원과 대교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웅진은 상조회사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위해 실사에 돌입했다.

실사를 거쳐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 및 본 계약이 예정대로 체결될 경우, 올해 5월 중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분 매각 금액은 실사 및 협상 결과에 따라 정해질 전망이다.

웅진은 지난해부터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에 돌입하면서 사업포트폴리오 안정화와 다각화를 꾀해 왔다. 상조업의 융합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에서다.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3월 말 기준 총 선수금 규모 2조2964억원으로 상조업계 1위다. 웅진은 향후 교육, IT, 레저 등 기존 계열사가 보유한 제품과 상조 서비스를 활용해 결합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구몬'을 운영하는 교원은 지난 2010년 계열사 '교원라이프'를 앞세워 일찌감치 상조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교원라이프의 선수금 규모는 1조3266억원으로 프리드라이프에 이어 단일 법인 기준 업계 2위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해 12월 상조 브랜드 빅데이터 약 370만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교원라이프는 상조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교원라이프는 이종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 왔다. 간병인 매칭 플랫폼 '좋은케어', 현대그린푸드 건강식 브랜드 '그리팅', 심리상담 플랫폼 '마인드카페'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식이다.

올해는 직영 장례식장인 '교원예움'의 신규 장례식장을 추가로 확보하고 식음료(F&B)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프렌차이즈 기업과 협업하는 등 시너지 창출을 핵심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나설 계획이다.

'눈높이'로 유명한 대교도 지난 2021년부터 자회사 대교뉴이프를 통해 상조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멤버십 상조 서비스 '나다운 졸업식'을 출시했다. 이는 기존 접객과 상주 중심의 장례 문화에서 벗어나 고인 중심의 '나만의 장례식'을 제공하며 후불제로 이용 가능하다.

올해는 전국 눈높이 지점을 활용해 시니어 사업을 확대하고, 나다운 졸업식의 확장에 나서 액티브 시니어부터 장기요양등급이 있는 시니어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장기요양센터 10개소를 인수, 수도권 지역에서 최대 규모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하며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교육업체의 상조업계 진출은 외형 성장을 위한 신규 사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교육업계 외형성장은 주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웅진씽크빅은 연결기준 매출액 8671억8022만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교원의 경우 실적은 공시되지 않았으나, 교원구몬의 2023년 매출액은 5123억원으로 전년대비 8.3% 감소한 바 있다.
대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640억783만원으로 전년 대비 0.6% 느는 데 그쳤다. 상조시장에서 맞붙는 교육기업 빅3 간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시니어·상조산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견되는 만큼 전통 교육기업의 외연 확장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며 "기존 영업 자원과 네트워크,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