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외교장관들 다자무역 수호 목소리 속에 단일 전선 구축 모색
[파이낸셜뉴스]"타협해 물러서면 불량배는 더 요구한다. 보호주의 함께 반대하고 다자무역 수호하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며 다자무역 수호를 위한 신흥 경제국들의 단합을 주문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11개국 연합체 브릭스(BRICS)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맞서 단일 전선을 모색하기로 한 가운데 다자무역 수호를 위한 회원국들의 단결을 내세운 것이다.
29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브릭스 국가들은 28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었다.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이집트, 에티오피아, 인도, 인도네시아, 이란, 사우디아리바,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 11개국 외교 수장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미국의 관세 폭탄 등 통상 정책에 맞서 단일 전선 구축을 논의했다. 주최국 브라질의 마우루 비에이라 외무장관은 "인도적 위기, 무력 충돌, 정치적 불안정, 다자주의 침식의 시기"라며 "브릭스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회원국들의 공동 보조를 강조했다.
왕이, "글로벌 거버넌스 중대 기로· 국제금융구조 개혁 등 서방 위주 질서 개혁"
왕 주임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은 자유무역의 중심에서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이제는 관세를 내세워 각국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침묵하고 타협해 물러서기를 택한다면 불량배(bully)가 더 많이 요구하도록 만들 뿐"이라고 미국을 저격했다.
이어 "글로벌 거버넌스가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면서 "브릭스 국가들은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하고, 규칙에 근거하고 세계무역기구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하며, 그 핵심 가치와 기본원칙을 옹호해 무역자유화와 편리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신흥 경제체들인 브릭스 국가들이 서방국가들 위주의 국제 금융구조 개혁, 선진국들의 친환경 의무 이행,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회 공유 등의 요구에 함께 나설 것을 강조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수장은 이날 별도 회의를 같고 트럼프의 일방주의에 대한 공동 보조를 과시했다.
러시아 라브로프 "5월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시 주석의 모스크바 방문 준비중"
왕 주임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에서도 미국의 '패권'에 맞서 브릭스 국가들이 단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에게 "일방과 다자 간 대결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패권 옹호와 패권 반대의 경쟁이 벌어져 브릭스 국가의 단결과 협력의 전략적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브릭스 창립국으로서 중러는 브릭스 틀 안에서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고, 광범위한 개발도상국과 신흥 경제체의 단결과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긴밀한 상호작용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같이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이날 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기를 고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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