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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 붕괴에 산사태·하천범람"...충청권 시간당 100㎜ '물폭탄'에 피해 속출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17 15:43

수정 2025.07.17 15:34

충남 서산 16~17일 이틀간 누적강수 500㎜...2명 사망, 5명 중경상
[파이낸셜뉴스] 16일 밤부터 17일까지 대전·세종·충남북 등 충청지역에 시간당 최대 100㎜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폭우에 둑이 붕괴되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1000여명의 주민이 대피한 것은 물론, 일부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도 통제됐다. 폭우에 차량이 침수되고 토사가 한꺼번에 쓸려 내려오면서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충남 7개 시·군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하천범람·농경지 침수에 다리 붕괴도

17일 충청권 시·도에 따르면 16일 밤부터 이날까지 충남 서산에 누적 500㎜ 넘는 비가 내렸다.

기록적인 폭우로 마을이 잠기면서 성연면 성연삼거리 일대 주민들이 인근 자치센터로 대피했다.

당진시 채운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도 빗물이 들이치면서 차량 여러 대가 침수됐다. 폭우에 홍성 갈산천이 범람했고, 당진천에 유입되지 못한 빗물은 주변 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홍성군은 갈산천 시장 주변에 거주 중인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진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당진천 수위가 한 때 둑을 넘어 인근 주민 30세대 50명이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이 일대에는 정전 사고까지 발생,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둑이 무너지면서 범람한 하천 물이 농경지와 민가를 덮치기도 했다. 밤사이 누적 349.5㎜의 호우가 내린 아산 곡교천 일대 제방이 이날 오전 무너지면서 빗물이 인근 마을과 농경지를 삼켰다. 주민들은 미리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예산 삽교천 둑도 무너져 삽교읍 용동리 마을과 농경지가 침수됐다. 당국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5명을 모두 구조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충남지역 임시 대피 인원은 284세대 1026명, 호우피해 신고 건수는 총 948건으로 집계됐다. 공주 유구·정안천과 아산 곡교천 등 10개 하천에 홍수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산사태 우려 지역 주민들은 마을회관과 자치센터 등으로 분산 대피했다.

세종시에서는 소정면 광암교도 폭우에 다리 일부가 주저앉아 통행이 통제됐다.

충북 충주에서는 이날 오전 8시 9분쯤 중앙탑면 한 물류창고 지붕에 벼락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5분 만에 진화됐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또 음성에서는 주택 옹벽이 쓰러지면서 액화천연가스(LPG) 통이 넘어지면서 가스가 새 일부 주민이 대피했다.

도로 통제·열차 중단...충남 500여개교 휴교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도 중지됐다. 코레일은 이날 오전 4시 30분부터 경부선 서울역에서 대전역 간 일반 열차의 운행을 일시 중지했다. KTX는 전 구간 운행 중이다. 장항선 천안역∼익산역, 서해선 홍성역∼서화성역 일반열차 운행도 멈춘 상태다.

1호선 전동열차는 평택역에서 신창역까지 구간이 일시 운행 중지된다. 연천에서 평택역 간 열차는 정상 운행 중이다.

토사 유출로 통제된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분기점' 등 서산·당진 인접 고속도로와 보령 공공시설(도로 2곳)은 당국이 복구에 나서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해미IC∼서산IC 구간도 통행이 차단되는 등 빗물과 쓸려 내려온 토사에 일부 고속도로가 통제됐다. 국도 39선 일부, 서산시 운산면 등 지역 도로, 지하차도 곳곳 통행이 통제된 상태다.

충남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502곳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충남도교육청은 17일 당진·서산·아산·예산·홍성 등 5개 시군의 모든 학교와 함께 천안 7개교와 공주 12개교 등 총 502개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2명 사망·5명 부상...인명피해 잇따라

매몰사고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17일 오전 9시 34분께 청양 대치면 한 주택에서 집안에 있던 2명이 산사태로 매몰됐다 구조됐다. 소방당국에 구조된 2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7시 52분에는 공주 정안면 태성리 마을회관 뒤편에서 유출된 토사 제거에 나섰던 주민 3명이 작업 도중 토사에 매몰됐다. 이들 중 1명은 중상, 나머지 2명은 경상을 입었다.

오전 7시 11분께 서산 청지천 인근에서 실종 신고 접수된 80대 남성은 3시간여 만에 실종 장소 하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전 3시 59분에는 서산 석남동 세무서사거리 인근에서 50대 남성이 침수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충북 청주시 미호강 미호강교 지점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를 경보로 격상했다
기상청은 17일 밤 12시까지 충청권에 적게는 50~100㎜, 많게는 15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18~19일엔 적게는 50~150㎜, 많게는 18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충남지역에만 이틀간 누적 강수량이 최대 500㎜를 넘어섰다. 보령댐은 홍수 조절을 위해 17일 오후 3시를 기해 수문을 열어 초당 300톤을 방류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많은 곳은 150㎜...충청권 더 많은 비 예보

기상청은 앞으로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산 518.9㎜, 홍성 411.4㎜, 당진 신평 376.5㎜, 아산 349.5㎜, 태안 348.5㎜ 등이다. 1시간 최대 강수량은 서산 114.9㎜, 홍성 98.2㎜, 춘장대(서천) 98㎜, 태안 89.5㎜ 등으로 기록됐다. 앞으로 대전·세종·충남에 추가로 내릴 비의 양은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으로 전망됐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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