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 노는 로블록스에 ‘윤어게인 맵’…게임 제작자 실체에 의혹 제기 [영상]

주 이용자 10대 로블록스에서 지난달부터 '윤어게인 행진' 진행
행진 맵 제작자 "캄보디아 유학생…범죄집단·종교집단과 무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에 만들어진 '윤어게인 집회'(오른쪽)와 해당 게임 제작자인 애국대학의 스레드 계정 정보./사진=유튜브 '[로블록스] 애국대학'·카운터스 X계정 캡처

[파이낸셜뉴스] 최근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에서 ‘윤 어게인(윤석열 어게인)’ 집회가 열리는 게임이 만들어졌다가 게임사 측이 해당 맵을 폐쇄한 사실이 알려진 뒤 게임 제작자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 계정인 '카운터스'(극우추적단)에는 지난 17일 "최근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에서 윤 어게인 가상 시위를 주도한 '애국대학'이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간 고등학생이라 소개해왔는데, 뒤늦게 '캄보디아 유학 중'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 여론조작 부대가 실제 존재하는지 수사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카운터스가 제기한 게임은 주 이용자가 10대 청소년인 로블록스에 ‘YOON AGAIN 행진 맵’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제작자는 ‘로블록스 사이버행진 애국대학’이며 자신들을 ‘청년·청소년 연합’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카운터스가 해당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은 애국대학의 스레드 계정을 캡처한 것이다. 스레드 계정은 지난달 개설됐고 '계정 기본 위치'는 캄보디아로 돼 있다.

애국대학의 계정 운영자가 올린 인사말도 보인다.

애국대학 대표라는 운영자는 "현재 유학 중에 있으며 해외에서 생활하는 동안 대한민국을 향한 애정과 책임감이 더욱 깊어져, 비록 멀리 떨어져 있으나 이곳에서라도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애국대학을 창설하게 됐다"는 설명과 함께 "애국대학은 어떠한 범죄 집단과도 및 종교집단과 일절 무관하며 본인 역시 학생 신분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에 만들어진 '윤어게인 집회'. 집회에 참석한 캐릭터가 이재명 대통령을 형상화한 캐릭터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사진=유튜브 '[로블록스] 애국대학' 캡처

이들은 지난달부터 로블록스라는 메타버스 세상에 게임을 만들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수차례 열었다. 혐중 집회도 함께 했다.

집회 장소는 대통령실·국회의사당 등을 재현했다. 혐중 집회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혐오·비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았고 게임 이용자들은 각자의 캐릭터로 집회에 참여했다. 손에는 ‘YOON AGAIN’이나 'CCP OUT' 등이 쓰인 손팻말과 태극기가 들려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지난 15일 이들이 집회를 진행하던 가상공간을 약관 위반 등의 이유로 폐쇄했다. 다만 로블록스 속 가상의 집회 현장을 중계한 영상은 애국대학의 유튜브 채널에서 현재까지도 볼 수 있다.

스레드 계정이 캄보디아에서 개설된 사실이 알려진 뒤 네티즌들은 최근 불거진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건 등을 떠올리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캄보디아 원조가 윤 정권에서 갑자기 늘어난 이유와 돈의 흐름을 조사해야 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애국대학 측은 로블록스의 폐쇄 결정이 나온 뒤 공지를 통해 “신고가 접수돼 자동 제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현재 개발진은 로블록스 측에 현행 정치 시위가 아닌 역사적 시위임을 명확히 소명하며 이의제기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21일엔 ‘대규모 침묵행진’ 일정도 예고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에 만들어진 '윤어게인 집회'. /사진=유튜브 '[로블록스] 애국대학' 캡처

[e-mail]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