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유럽 증시 주간 유입액 각각 100억달러, 이달 역대 최고 기록 예상
美 기술주에 몰렸던 투자 자금, 'AI 버블론' 걱정에 분산 투자 원해
전통적인 산업 몰린 유럽 증시 관심...시세 저평가
현지 경기부양책과 방산업계 부흥에 기대감 커져
美 기술주에 몰렸던 투자 자금, 'AI 버블론' 걱정에 분산 투자 원해
전통적인 산업 몰린 유럽 증시 관심...시세 저평가
현지 경기부양책과 방산업계 부흥에 기대감 커져
[파이낸셜뉴스] 최근 미국 증시에 연달아 신기록을 안겼던 국제 투자 자금이 이제 유럽으로 몰리고 있다. 미국 기술주 가격이 너무 높고, 유럽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EPFR을 인용해 최근 2주일 동안 유럽 증시에 유입된 자금이 주간 기준으로 각각 100억달러(약 14조 4850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FT는 이달 월간 자금 유입액에 역대 최대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매체는 유럽 우량주 지수인 STOXX(스톡스)유럽600지수가 이번 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영국·프랑스·스페인 증시도 강세라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부터 AI를 앞세운 기술주의 선전으로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거품 붕괴 걱정으로 등락이 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달 28일 장중에 역대 최초로 7000을 넘었으나 이달 들어 0.8% 빠졌다. 기술주가 많은 나스닥은 같은 기간 3% 가까이 내려갔다.
반면 보다 전통적인 산업군이 몰려 있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6일 처음으로 장중 5만을 돌파했다. FT는 유럽 증시 역시 은행이나 천연자원 등 ‘오래된 경제’ 업종 비중이 높아 미국 기술주를 피하려는 투자 심리에 반사 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올해 약 7% 올랐고, 엔지어니어링 업체 위어그룹과 광산업체 안토파가스타은 20% 이상 올랐다.
유럽 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영국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스톡스유럽6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3배로, S&P500지수(27.7배)보다 낮다. PER은 기업의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PER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기업의 주가가 순이익 대비 고평가되었다는 의미다.
아울러 유럽 경제를 감싸던 비관론도 각국의 경기부양책 덕분에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독일 경제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 발표된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비 지출 계획도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은행은 최근 독일 주식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유럽 방산기업들의 주식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의 영토 야욕 등으로 일제히 상승세다. 지난해 독일 라인메탈 주가는 12%, 영국의 BAE 시스템스 주가는 26% 올랐다.
미국 씨티은행의 베아타 만테이 유럽 및 글로벌 주식 전략 대표는 "유럽 증시에 대한 관심이 '국내 경기 부양책'과 '비(非)기술 부문으로의 자금 이동'에 의해 주도됐다"고 평가했다.
FT는 자금 유입의 대부분이 유럽과 미국에서 이동했으나 아시아 투자자의 수요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금융사 노무라의 기타오카 도모치카 수석 주식 전략가는 "일본 투자자들의 유럽 주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다른 지역 대비 유럽의 낮은 주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 기업들의 이익이 미국 기업만큼 늘어날지 의심하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에서 S&P500 기업들의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을 12% 이상으로 예상했다. 반면 유럽 기업들은 4%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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