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텍스 도쿄’ 전시회 가보니
배변 상태 기록하고 낙상위험 감지
치매 노인 위한 ‘AI 모니터링’ 소개
수면·활동 데이터 분석 기술도 눈길
돌봄인력 부족 문제 해결될까
침대·휠체어 등 장비서 AI기술로 발전
생활 데이터 분석해 건강 이상 예측
행정 업무 자동화로 인력 부담 완화
배변 상태 기록하고 낙상위험 감지
치매 노인 위한 ‘AI 모니터링’ 소개
수면·활동 데이터 분석 기술도 눈길
돌봄인력 부족 문제 해결될까
침대·휠체어 등 장비서 AI기술로 발전
생활 데이터 분석해 건강 이상 예측
행정 업무 자동화로 인력 부담 완화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체온 35.8도, 혈압 128에 72."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고토구 도쿄빅사이트에서 열린 '케어텍스 도쿄 2026' 전시장. 일본 보험·헬스케어 기업 '솜포홀딩스' 산하 개호(돌봄) 서비스 업체인 '솜포케어' 부스에서 음성 기반 개호 기록 시스템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직원이 "아베 씨 체온 35.8도, 혈압 128에 72"라고 말하자 기록이 즉시 시스템에 저장됐다. 이어 "아베 씨 배변 상태 알려줘"라고 질문하자 관련 기록이 음성으로 안내됐다. 키보드나 태블릿 없이 음성 인식 인공지능(AI)이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검색하는 방식이다.
조금 떨어진 부스에서는 카메라가 사람의 움직임을 분석해 낙상 위험을 감지하는 기술 시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도쿄 케어 위크 2026'는 '케어텍스 도쿄', '케어테크놀로지 도쿄', '헬스케어 재팬', '신체 케어 엑스포 도쿄' 등 네 개 전문 전시로 구성됐다.
이 중 요양·노인복지 산업 관련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케어텍스 도쿄' 전시장에는 제품을 살펴보고 도입 상담을 진행하는 요양시설 운영자 및 의료기관 관계자들로 마지막 날까지 북적였다.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개호 산업의 중심이 침대·휠체어 같은 물리적 장비에서 데이터와 AI 기술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틀 간의 데이터로 케어 플랜 설계
이날 개호 DX 솔루션 기업 에이스케어의 부스에서는 AI 모니터링 시스템이 소개됐다. 회사 관계자는 "100세 치매 노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 입원 당시 받은 정보는 '낮에 안정적으로 잠을 잔다'는 정도였지만 이틀 간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생활 패턴을 파악했고 그에 맞는 케어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I 모니터링 시스템은 안전사고 예방에도 활용된다. 이 관계자는 "96세 치매 노인이 병실 벽에 그림을 걸려고 하다가 발 밑이 불안정해 넘어질 위험이 있었다. 카메라 센서가 이를 감지했고 돌봄 직원이 바로 대응했다. 무선 인컴으로 간호사를 호출해 통증 여부와 골절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시설에서는 야간 순회 횟수가 크게 줄었다. 과거에는 직원 두 명이 16시간 동안 이용자 45명을 관리하며 200회 이상 순회를 했지만 현재는 직원 1인당 25회 이하로 감소했다. 필요한 순간에만 대응하는 방식으로 돌봄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요양시설 운영 관리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코보코 베이스' 부스에서도 상담이 이어졌다. 이 회사는 직원 업무 관리와 이용자 기록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소개했다. 시설 운영 데이터를 축적해 인력 배치와 서비스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게임처럼 재활 운동하고 데이터로 효과 분석
재활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재활 시스템 기업 '타노테크'는 게임형 운동 프로그램을 활용한 재활 시스템을 선보였다. 스크린 속 캐릭터를 움직이며 운동을 하는 방식이다. 이용자의 움직임을 센서로 분석해 운동량과 균형 능력을 데이터로 기록한다.
회사 관계자는 "재활 운동을 게임처럼 진행하면 참여도가 높아진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의료·개호 침대 기업 '파라마운트베드'는 센서가 장착된 스마트 침대를 소개했다. 이용자의 수면 상태와 움직임을 측정해 낙상 위험이나 건강 이상을 감지하는 기능이 특징이다.
헬스케어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일본 위생기기 기업 '토토'와 협력 중인 미국 실리콘밸리 헬스케어 스타트업 '토이랩스'는 AI와 센서를 이용해 대변·소변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변기 시스템 '트루루(Trueloo)'를 전시했다. 이를 통해 탈수, 요로 감염, 출혈, 수술 후 합병증 등 건강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 이 장비는 병원이나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구독형 서비스로 공급된다.
■인력 부족이 만든 '개호 DX'
이번 전시의 트렌드는 크게 네 가지다. △이용자의 건강 정보와 생활 데이터를 분석해 사고 위험이나 건강 이상을 예측하는 AI·데이터 기반 개호 관리 시스템 △낙상 위험이나 이상 행동을 감지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센서·카메라 기반 모니터링 기술 △음성 기록과 자동 보고서 생성 등 행정 업무를 줄여주는 업무 자동화 기술 △화장실 분석 장치나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질병을 조기 발견하는 예방형 헬스케어 기술 등이다.
업계에서는 심각한 개호 인력 부족 문제를 이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꼽는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로 개호 인력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업무 부담을 줄이지 않으면 돌봄 서비스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시장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개호 산업은 노동 중심 산업에서 데이터 중심 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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