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레버리지 투자는 주식시장만의 현상이 아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영끌(영혼까지 대출을 끌어모아 투자)'이라는 말이 등장한 지 오래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투자가 흔하다.
여기서 '빚투'와 '영끌'은 '개인투자자의 문제일까, 아니면 자산시장의 구조적 특징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한국 금융시장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인투자 비중이 유독 높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60% 이상으로 미국이나 일본의 두배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개인 간 거래 비중이 높다.
반면 해외는 연기금과 같은 장기 투자자금, 기관투자자, 기업 자금 등이 시장의 중심을 이룬다. 이런 장기 자본은 단기적 시장 변동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외부 영향으로 시장이 급락할 때 완충 역할을 하는 것도 이런 자금들이다.
'빚투'와 '영끌'을 한국 투자자의 성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개인투자 비중이 높은 것은 개인이 특별히 투기를 좋아해서라기보다 한국 금융시장의 구조적 특성과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자산시장에서 개인이 직접투자에 나서는 비중이 높은 구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자금이 기업 투자나 장기 자본으로 흘러가기보다 단기 자산시장으로 몰리는 현재 구조는 위기에 취약하다. 자산시장 변동성을 줄이려면 개인투자자를 탓하기보다 금융자금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도 이런 맥락에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 금융이 단기 자산 투자보다 기업과 산업으로 흐르고 장기 자금이 시장 중심 역할을 할 때 자산시장도 더 안정적인 기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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