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은 일정하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기업의 지방 이전 유도 수단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이지만, 전기요금을 산업 입지 정책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 것이다. 전기요금 체계를 에너지 전문가가 아닌 정치가 설계하고 있는 현실이다.
근본 장벽은 법에 있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은 공공요금 결정 전에 주무부 장관이 반드시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규정한다. 올해 초 기획재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되면서 협의 상대는 재정경제부(옛 기획재정부)가 됐지만, 협의 의무 자체는 그대로다.
전기위원회의 위상을 아무리 높여도 이 조항이 살아 있는 한 재경부는 물가 논리를 내세워 언제든 개입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조직 확대와 인력 충원을 반기지 않는다. 전기요금을 이미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기후부는 말할 것도 없다. 이 구도에서 '독립'은 선언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전기위원회 독립의 핵심은 간판이 아니라 칼이다. 물가안정법을 개정하고 재경부 협의 의무를 걷어내지 않는 한 전기위는 영원히 추인기관에 머문다. 정부가 이 구조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전기위원회 독립은 다음 대선에서 또 한번 새 공약으로 돌아올 것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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