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27)이 임효준의 중국 귀화 원인이 된 사건과 팀 동료를 상대로 한 반칙 의혹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황대헌은 6일 소속사 '라이언앳'을 통해 "그간 여러 논란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정사실처럼 전해졌다"며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언급하며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의혹을 상세하게 밝혔다.
황대헌은 지난 2019년 6월 충북 진천선수촌 훈련 중 임효준의 행위로 인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신고한 바 있다. 이에 연맹은 임효준에게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으며, 임효준은 이후 중국으로 귀화해 '린샤오쥔'으로 활동 중이다. 임효준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과 3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며, 무죄가 확정되기 전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재판 결과뿐만 아니라 황대헌이 암벽 등반 기구 인근에서 휴식하던 중 여성 선수의 엉덩이를 때려 떨어뜨리는 장난을 쳤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황대헌을 향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황대헌은 당시 상황과 관련해 "임효준이 갑자기 달려와 내 바지와 속옷을 잡아당겨 내렸다"며 "주변에는 여자 선수와 미성년 선수도 있었다"고 설명하며, 신체 노출로 인해 수치심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동성끼리만 있는 상황도 아닌데 바지뿐만 아니라 속옷까지 벗기는 행위는 선을 넘은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사건 이후에도 사과는커녕 "오히려 내 이름을 부르며 춤을 추고 놀렸다"며 "나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것으로 느껴져 숙소로 돌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임효준은 보름이 지난 뒤에야 사과했으나, 사과 직후 '확인서' 작성을 요구했다는 것이 황대헌 측의 설명이다. 황대헌은 "임효준은 고양시청 감독, 대표팀 감독, 우리 부모님이 함께한 자리에서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나 역시 '형이 진심이라면 나도 괜찮다'고 답했다"며 "내 답변이 끝나자마자 임효준은 '내가 사과를 수용하고 화해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확인서에 서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임효준의 행동에 황대헌의 부모가 반발하며 자리를 떠났고, 이로 인해 임효준의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황대헌은 임효준이 사과를 위해 방문했을 때 "문전박대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여성 선수의 엉덩이를 때린 행위로 인해 "경찰 조사도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임효준이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이후 (나 또한) 단순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며 "해당 여자 선수 또한 경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해 강제추행 혐의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사건 이후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며 "끝까지 화해하지 못한 부분은 내가 성숙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임효준과) 언제든 만나 오해를 풀고 빙상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경쟁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팀 킬' 논란이 제기된 동료 선수 박지원(29)과의 '고의 충돌'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황대헌은 2023-2024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달아 박지원에게 반칙을 범해 '팀 킬' 의혹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박지원은 세계선수권대회 1500m와 1000m 금메달을 놓쳤으며,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까지 상실했다.
황대헌은 당시 1500m 경기에 대해 "다소 무리한 장면이 있었다"고 시인하면서도 "우승하고자 하는 의욕이 컸고, 후반 코너 진입 시 공간이 생길 것으로 판단해 속도를 높여 파고들었으나 공간이 충분치 않아 지원이 형과 충돌해 페널티를 받았다"고 소명했다.
이어 "박지원 선수에게 경기 종료 후 한 차례, 방으로 찾아가 또 한 차례 사과했다"며 "당시 박지원 선수도 '알겠다'고 답했다"고 부연했다.
1000m 경기에서 재차 반칙이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는 "1500m 당시의 일이 있어 조심스럽게 경기에 임했으나,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 판단해 별도의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귀국 인터뷰에서 황대헌은 "직접 사과했느냐"는 질문에 명확히 답변하지 못했고, 박지원은 "사과받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황대헌은 "이후 개인적으로 소속사를 통해 사과 의사를 전달해 직접 만나 사과할 수 있었다"며 "지원이 형의 배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단 한 번도 누군가를 고의로 방해하거나 해칠 의도로 경기에 임한 적이 없다"며 "종목의 특성상 접촉이나 충돌이 아예 없을 수는 없으나, 향후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026년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1500m 은메달 획득 이후 기자회견에서 불거진 태도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당시 금메달리스트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가 "황대헌의 전략을 벤치마킹했다"고 언급한 질문에 대해 황대헌은 "훌륭한 선수와 경쟁해 영광이었다"는 답변만 남긴 채 침묵해 '답변 거부' 논란이 일었다.
이후 과거 행적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자 그는 지난 3월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러 사안 중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 확정적인 사실로 굳어지는 상황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며 "더 늦기 전에 정정할 부분은 바로잡고 부족했던 점을 솔직하게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해명 의지를 보였다.
황대헌은 "이번 입장문으로 비난이 멈출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고 승부욕이 앞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 점도 사실"이라며 반성했다. 그는 2026-2027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는 불참하지만 "국가대표 은퇴는 아니다"며 "서른 이후 맞이할 다음 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대헌은 고등학생이던 2016년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후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해왔다.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올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까지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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