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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ODA 도서관 넘어 환경까지 넓힌다… 동티모르·베트남·부룬디 맞춤 지원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하반기 인도네시아 자원순환 협력도 추진
'세계평화의 섬' 가치 국제 현장서 확장
제주형 개발협력 모델 본격 다변화

제주특별자치도가 동티모르·베트남·부룬디를 대상으로 2026년 ODA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제주는 동티모르에 '제주 평화 어린이도서관' 9개소를 조성했고 올해는 말리아나 주까지 사업을 넓힌다. 사진은 제주 글로벌이너피스가 동티모르 아따우루 섬에서 마누따시(Manutasi) 공립유치원 부설 도서관 개관식을 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너피스 제공
제주특별자치도가 동티모르·베트남·부룬디를 대상으로 2026년 ODA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제주는 동티모르에 '제주 평화 어린이도서관' 9개소를 조성했고 올해는 말리아나 주까지 사업을 넓힌다. 사진은 제주 글로벌이너피스가 동티모르 아따우루 섬에서 마누따시(Manutasi) 공립유치원 부설 도서관 개관식을 열고 있다. /사진=글로벌이너피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국제개발협력의 폭을 넓히고 있다. 교육과 보건 중심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환경과 자원순환 분야까지 협력 의제를 넓히며 '세계평화의 섬 제주'의 가치를 해외 현장에 접목하는 흐름이다.

제주도는 2026년 ODA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도는 2012년부터 ODA 사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는 2025~2027년 3개년 계획 아래 동티모르·베트남·부룬디를 대상으로 맞춤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사업비는 1억7000만원 규모다. 분야별 민간 전문기관에 위탁해 각국 사정에 맞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번 사업의 중심에는 동티모르가 있다. 제주는 2021년부터 동티모르에서 '제주 평화 어린이도서관' 조성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딜리·아따우루·아일레우·에르메라 등 4개 주에 9개 도서관을 조성했다. 약 6900권의 도서를 지원했다. 올해는 말리아나 주를 새 대상지로 추가한다. 교육 기반이 취약한 동티모르에서 어린이도서관은 아동의 학습과 접근권을 넓히는 생활 인프라에 가깝다.

동티모르는 포르투갈 식민지배와 인도네시아 점령을 거쳐 2002년 독립한 나라다. 독립 이후에도 교육 인프라 부족 문제가 여전해 외부 협력의 실효성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제주가 도서관 조성 사업을 오래 이어가는 이유도 지역의 기본 역량을 키우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르면 5월 제주도는 동티모르 딜리와 말리아나를 찾아 기존 도서관 운영 상황과 신규 대상지 수요를 점검하고 주동티모르 한국대사관 등과 협력 체계도 논의할 계획이다.

베트남과 부룬디 사업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제주도는 베트남에서는 소수민족 아동을 위한 도서관과 위생시설을 함께 조성하고 있다. 부룬디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직업교육과 자립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육 접근성과 생활 환경, 경제 기반을 함께 다루는 구조다. 제주 ODA가 단순 물품 지원보다 현지 정착성과 생활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눈에 띄는 변화는 환경 분야 확대다. 제주도는 올 하반기 KOICA 공모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본탕시를 대상으로 '폐기물 통합관리 및 자원순환 구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주가 수십 년간 축적해 온 환경정책 경험을 해외 현장에 적용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관광과 개발, 환경 보전이 동시에 걸려 있는 섬 지역의 현실을 제주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이 사업의 강점이다.

제주 ODA는 이제 '도서관 몇 곳 지어줬다'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교육, 위생, 여성 자립에 이어 자원순환과 폐기물 관리까지 확장되면서 제주가 강점을 가진 정책 경험을 국제협력 자산으로 바꾸는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 섬 지역이 안고 있는 공통 과제를 제주식 해법으로 풀어보는 실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는 제주가 국제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정책 언어이기도 하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제주 ODA는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협력"이라며 "동티모르 현지 점검을 계기로 사업 성과를 꼼꼼히 살피고 교육·환경 등 제주가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국제협력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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