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중기단체 "집단소송제 확대 법안 신중히 접근해야"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법안 필요성 공감하지만 중소기업 현실 반영한 기준 마련 및 절차 강화 필요

중기단체 "집단소송제 확대 법안 신중히 접근해야"

[파이낸셜뉴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집단소송제 확대 법안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중소기업 단체의 입장이 나와 주목된다. 법안 자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중소제조기업의 현실을 반영해 정교한 기준 마련 및 사전적 해결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상생제조연합회는 집단소송제 확대 입법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소비자 보호와 피해구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중소제조기업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신중하고 균형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회에 따르면 중소제조기업은 내수 둔화, 자금 경색, 원가 상승, 거래 불안 등 복합적인 경영 압박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중동발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류 차질, 원자재 수급 불안, 운송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현장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집단소송제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될 경우 많은 중소제조기업은 생산과 투자, 고용보다 소송 대응과 법적 리스크 관리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연합회는 "중소제조기업에게 소송 리스크는 대기업과 전혀 다른 무게로 작용한다"면서 "대기업은 법무 조직과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다수의 중소기업은 장기 소송을 감당할 인력과 비용, 제도적 대응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1건의 분쟁만으로도 자금 운용이 흔들리고 거래 신뢰가 약화되며 납품과 생산계획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회는 집단소송이 대형화·장기화될 경우 실제 책임의 정도와 무관하게 대응 역량이 약한 중소 협력기업부터 먼저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협력망 전체의 불안과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합회는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그 설계가 현장의 감당 능력을 넘어설 경우 산업 기반 자체를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과도한 소송 부담은 신제품 개발, 설비투자,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고, 결국 제조업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합회는 국회와 정부에 △집단소송제 확대 여부와 범위는 중소제조기업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히 검토돼야 하며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과 일반적 분쟁을 구분하는 정교한 기준이 마련돼야 하고 △분쟁이 곧바로 대형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정·중재 등 사전적 해결 절차를 강화하고 협력업체와 부품·소재기업 등 제조업 특성을 반영한 보완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연합회는 "소비자 보호와 시장 신뢰는 중요하지만 보호를 위한 제도가 산업 현장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먼저 흔드는 방식으로 작동해서는 안된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률적 확대가 아니라 균형 있는 설계이며 중소제조기업의 생존과 제조 생태계의 안정을 함께 고려하는 책임 있는 입법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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