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이 기자를 만나 부동산 세제개편 필요성을 거론하며 내놓은 발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우회적으로 시사한 보유세 인상과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 등이 7월 세제개편안을 기초로 본격 논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이 장특공 폐지를 매개로 공세를 펼치는 데 대해 민주당이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뜻 '선거만 끝나면 돌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민주당에서 지방선거 이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되는 민감한 현안은 부동산 세제뿐만이 아니다. △증여·상속세 개편 △국민건강보험 재정 확충을 위한 설탕부담금 도입 △쿠팡 견제를 위한 대형마트 새벽배송 영업 허용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부 이전 △정년연장 △배임죄 폐지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통합 및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 행정개편 △헌법 개정 △국민연금 개혁 등 분야마다 산적해 있다.
이 중에는 장특공 문제처럼 대외적 입장과 당내에서 이야기되는 속내가 다른 사안들이 상당하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의 경우 전국상인연합회를 필두로 소상공인들이 반발하자 명확한 입장 정리 없이 뒤로 미뤘지만, 당내에서는 선거 후 처리를 고려하고 있다. 배임죄 폐지는 애초 3차례 상법 개정과 함께 추진키로 경제계와 약속했지만, 개정상법만 시행됐고 배임죄 개선안은 연말에나 나올 전망이다. 정년연장도 당초 지난해 안에 노사정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이 노동계에 공언한 바지만, 여태 진전은 없고 선거 후 재논의해 보자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이처럼 선거 이후 기조 변화를 공공연히 언급하는 배경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있다. 이 대통령 후광에 민주당 지지도가 50%에 육박하면서 지방선거 판세마저 크게 기울었다는 분석이 많다. 선거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라고 여기니, 관심은 그다음 행보로 미리 쏠려 있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으로서는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필요한 개혁을 하는 것은 대의라고 할 터다. 국회 다수의석 집권여당이 선거가 없는 시기를 맞았는데, 이런 때에도 개혁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죄악이라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국민 입장에서는 대의라도 언행불일치는 결국 기만일 수밖에 없다. 일부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고 한들 그렇지 않아도 바닥인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더욱 추락한다면, 일방적인 개혁이 장기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에 이롭다고 할 수 있을까.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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