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정치권 '소득세 물가연동' 제안… 정부 "과세형평 맞지 않다"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소득자 감세' 이유 들어 반대

22대 국회 들어 여야를 막론하고 종합소득 과세표준 구간에 매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을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고물가가 장기화돼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만큼, 이에 따라 세 부담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정부는 과세형평에 맞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국회에 전했다. 다른 개편 제안들도 모두 일축해, 내년 세제개편안 논의 과정에서 소득세 조정이 화두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16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2025년도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 요구사항 처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여야의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 제안에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중장기 과세 기반과 과세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사안"이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정부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들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소득세 면세자 비중이 크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소득세 비중은 낮다는 점을 부각했다. 2024년 기준 면세자 비율은 32.5%로 미국(2022년 27.3%)과 일본(2023년 13.7%)에 비해 높고, GDP 대비 소득세 비중은 5.1%로 미국(10.3%)과 일본(5.6%)보다 컸다.

정부는 이를 두고 "과세기반이 안정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하며 "또한 누진세율 구조 하에 물가연동제 도입 시 담세력이 큰 고소득자 위주로 감세효과가 귀착되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명확한 정책 방향을 담지 않는 정부 보고서에 이처럼 정책당국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여야 모두 법안을 내놓은 상황이라서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윤준병·박선원 의원,국민의힘 김미애·이인선·최은석 의원이 종합소득 과표에 물가를 연동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놨다.

여야가 여러 건의 법안들을 내놓으며 공히 뜻을 같이 하는 만큼, 세제개편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와 설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OECD 대비 세 부담이 낮다고 지적했지만, 그와 별개로 물가연동제 자체는 상당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다.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와 호주, 영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스위스 등 유럽국가들이 소득세 과표나 공제액을 물가와 연동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물가연동제 외에 다른 소득세 개편에도 보수적인 입장을 펴 설득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회는 비수도권 근로소득세 차등 적용, 법에 명시하지 않은 소득도 과세할 수 있게 하는 포괄주의 등을 제안했지만,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모두 선을 그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기자 정보

#종합소득 과세표준 #물가연동제 #근로소득세 #포괄주의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