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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청탁' 윤영호 2심서 징역 1년 6개월 선고...형량 4개월 증가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7 15:43

수정 2026.04.27 15:43

1심 무죄였던 '샤넬 가방 전달' 부분
유죄로 인정하며 형량 증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진=뉴스1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통일교의 현안 청탁을 위해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백 등 고가의 선물을 전달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김종우·박정제·민달기 고법판사)는 27일 청탁금지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에게 총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징역 6개월을, 양형규정에 따라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에 대해 징역 1년을 각각 내렸다.

우선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 측이 주장한 위법수집증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본부장 측은 서울남부지검의 압수수색 당시 김 여사에게 청탁한 내용이 범죄사실로 적시됐는데, 압수수색 과정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다이어리 내용도 가져갔기에 이를 적법한 증거로 봐선 안된다는 주정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1차와 2차 압수수색 영장 범죄 사실과 관련 압수수색 물건 사이에 객관적 관련성이 있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른 2차 증거인 배우자의 진술도 증거능력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였던 권 의원에게 청탁한 시점이 윤 전 대통령 당선 직전인 1차 압수수색과 떨어져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과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이른바 투트랙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접근했다는 점도 연관성이 있다고 전했다.

윤 전 본부장 측의 '건진법사 그라프 목걸이 착복'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 전 본부장 측은 윤 전본부장으로부터 받은 그라프 목걸이를 전씨가 김 여사에게 전달하지 않고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근거로 김 여사의 계속된 부인과 전씨의 진술 번복을 들었다. 재판부는 "전씨가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을 했으나 거짓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해서 법정에서 진실을 얘기했다고 진술했는데, 이 경위는 충분히 수긍 가능하다"며 △전씨의 처남 진술 △게런티 카드 미전달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심의 판단을 뒤집은 부분도 있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022년 4월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에게 전달한 샤넬 가방 등을 업무상 횡령으로 보지 않았는데, 2심 재판부가 이를 뒤집은 것이다. 특히 1심 재판부가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와 같이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를 깼다. 재판부는 "대통령 취임 전에도 당선인에게 청탁하기 위해 배우자에게 선물을 주려는 명목으로 종교단체 자금을 사용한 행위의 불법성에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이윤을 위해 회사 자금을 불법으로 사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종교단체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해외원정도박과 관련된 증거인멸은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기각됐다. 또 윤 전 본부장의 수사 협조가 김건희 특검법에 적시된 형 감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세 차례에 걸쳐 고가의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선물하여 친분을 형성하면서 통일교의 각종 사업에 관하여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각종 정책적 지원을 청탁했다"며 "이는 대통령 당선 이후에 더욱 더 청렴성이 강조되는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에 대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 통일교 측이 요청한 사항들이 실현되었는지와 무관하게 이 사건 범행 자체만으로 국가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 캠프에 대선 자금을 지원하고,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 투표 등 선거 지원을 통해 당선을 돕겠다는 취지로 현금 1억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4월과 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천수삼 농축차, 그라프 목걸이 등을 전달한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2022년 10월께 경찰이 통일교 임원들의 원정 도박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파악한 뒤, 관련 증거를 인멸한 의심도 받고 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