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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충격에 2258억 추경 속도전… 제주, 민생·관광·농어업 지원 점검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브렌트유 109.2달러까지 상승
휘발유 2028원·경유 2021원 부담
1차 피해지원금 지급률 92.9%
46만2919명 대상 2차 지급 시작
관광객 증가세 속 기금 추가 투입
오영훈 "현장 체감되게 집행해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9일 도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중동상황에 따른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는 2258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상황과 물가 안정, 취약계층·소상공인·농어업인 지원 대책을 점검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9일 도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중동상황에 따른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제주도는 2258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상황과 물가 안정, 취약계층·소상공인·농어업인 지원 대책을 점검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국제유가 급등 장기화로 제주도가 2258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섬 지역 특성상 유류비와 물류비 상승이 관광, 농어업, 운송, 취약계층 생활비로 빠르게 번지는 만큼 민생 지원과 물가 안정, 산업별 대응을 동시에 점검하는 흐름이다.

1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오전 도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오영훈 지사 주재로 '중동상황에 따른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정부 추경과 연계한 지방추경 집행 상황과 분야별 대응 대책을 종합 점검했다.

회의에는 제주도 관련 실국과 한국은행 제주본부, 농협중앙회 제주본부, 수협중앙회 제주본부 등이 참석했다. 참석 기관들은 경제와 관광, 에너지, 농어업 분야 영향을 공유하고 추경 사업의 집행 속도와 현장 체감 효과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제주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는 유가다. 브렌트유는 2월 말 배럴당 72.5달러(약 10만9000원)에서 5월 중순 109.2달러(약 16만4000원)까지 올랐다. 제주지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324원 오른 2028원, 경유는 387원 오른 2021원으로 집계됐다.

유가가 오르면 제주경제는 여러 경로로 압박을 받는다. 항공기 유류할증료와 물류비가 오르고, 농어업 면세유 부담도 커진다. 관광객 이동비와 숙박·렌터카 비용, 생활필수품 가격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회의에서 물가 안정과 취약계층 보호, 업종별 비용 부담 완화가 함께 논의된 이유다.

제주도는 지난 4월 2258억원 규모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올해 예산을 8조132억원으로 늘렸다. 주요 사업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920억원, 전기자동차 보조금 확대 177억원, 대중교통 이용 환급률 상향 14억원 등이 포함됐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현장에서 가장 먼저 집행되는 민생 대책이다. 1차 지원 대상인 기초수급·차상위·한부모 가구에는 4만1671명에게 246억원이 지급됐다. 지급률은 92.9%로 전국 2위 수준이다.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지급률도 58.8%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차 피해지원금 지급도 시작됐다. 제주도는 지난 18일부터 소득하위 70% 가구 46만2919명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고유가 충격이 저소득층뿐 아니라 일반 가계의 생활비 부담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물가 대응도 병행한다. 제주도는 특별 물가안정대책상황실과 유류가격 담합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25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위기극복 특별보증도 가동 중이다. 지난 13일 기준 특별보증 실적은 108건, 40억1000만원이다.

에너지 수급은 현재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유류와 가스 재고는 정상 수준이며 유조선도 주 2~3회 입항하고 있다. 제주도는 의료제품, 무기질비료, 농업용 비닐, 종량제봉투, 건설자재 등 석유화학 원료 기반 생활필수품 수급도 별도로 점검하고 있다.

관광 분야는 비용 부담과 수요 유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7700원에서 3만5200원까지 올랐고 공급좌석도 6.8% 줄었다. 그러나 4월 관광객은 118만6000명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국내선 탑승률도 95.7%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관광 수요가 유지되는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관광진흥기금 28억5000만원과 탐나오 수익금 3억원 등을 추가 투입한다. 국제선 여객이 32.8% 늘어난 흐름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도 강화한다.

6월부터는 2박 이상 체류 관광객을 대상으로 탐나는전을 지급하고, 제주 오름 트레일러닝 행사와 숙박·관광지 최대 30% 할인 프로모션도 운영한다. 고유가로 이동 비용이 오른 상황에서 체류형 관광과 지역소비를 함께 유도하려는 방식이다.

농어업과 운송업도 지원 대상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면세유 상승분 지원과 농자재 수급 모니터링을 이어간다. 어업 분야에서는 연근해어선 유류비 지원 한도를 높이고 유가연동 어업인 한시 지원을 추진한다.

전세버스 업계에는 관광진흥기금 특별융자 등을 지원한다. 화물운송업계에 대해서는 유가 연동 보조금 등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류비 상승이 운송 단가와 물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줄이기 위한 대응이다.

공공부문 에너지 절감도 강화된다. 제주도는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도내 공영주차장 118곳의 민간 차량 5부제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 증가에 맞춰 3개 노선에는 수요맞춤형 버스를 추가 투입하고 있다. 올해 3~4월 버스 수송 인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늘었다.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도 확대한다. 제주도는 홀로 사는 노인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유가상승 지원금을 추가 지원하고, 에너지바우처와 등유·액화석유가스(LPG) 지원 대상자를 계속 발굴해 신속히 지원할 계획이다.

오 지사는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대외 여건 변화에 민감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유가 상승에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추경 대책이 현장에서 체감되도록 신속 집행과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고 취약계층, 소상공인, 농어업인 지원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챙겨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위기를 단기 대응으로 끝내지 말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차 보급 등 에너지 전환 정책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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