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성 오피스텔 앞 서성이는 60대 남성들…알고보니 20대女 '입던 속옷' 직거래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JTBC '사건반장'
JTBC '사건반장'

[파이낸셜뉴스]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 입주민이 자신이 입던 속옷과 스타킹을 건물 공용 공간을 통해 판매하고 있어 주민들이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A씨는 공용 택배 보관함에서 수상한 물건을 발견했다.

A씨는 투명 지퍼백에 담긴 스타킹을 발견했고, 겉면에는 유명 중고 거래 플랫폼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며칠 뒤 같은 장소에 스타킹 두 개가 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의구심을 품게 됐다.

이후 A씨는 엘리베이터에서 수상한 남성과 마주치며 의심을 확신으로 굳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한 60대 추정 남성이 A씨의 집 바로 아래층 버튼을 누른 뒤 내려, 계단을 통해 다시 올라와 택배함의 스타킹을 집어 가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외부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동선을 짠 전형적인 비대면 거래 현장이었다.

A씨가 이 사실을 오피스텔 단체 채팅방에 알리자 다른 입주민들 역시 잇따라 목격담을 전하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주민들이 직접 중고 거래 앱을 추적한 결과, 판매자는 A씨와 같은 층에 거주하는 20대 초반 여성으로 밝혀졌다. 그는 자신이 착용했던 스타킹과 속옷 등을 올리며 소재가 부드럽다는 식의 자극적인 문구까지 덧붙여 판매하고 있었다.

적반하장 판매자에 제재 못 하는 경찰…법적 사각지대

참다못한 A씨는 판매자가 올린 다른 물건을 구매하는 척 접근해 직접 대면 항의에 나섰다. A씨는 "낯선 남성들이 드나들어 성범죄가 발생할까 두렵다며 강력히 경고하자, 판매자는 처음에는 사과하며 판매 글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판매자의 태도는 곧바로 돌변, 메신저를 통해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는데 찾아와서 불쾌하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고, 다른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옮겨 속옷 판매를 버젓이 이어갔다.

더 큰 문제는 입주민들을 보호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A씨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강제로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관리사무소 측에서도 건물 내 중고 거래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문을 부착했으나, 누군가 고의로 떼어내 버리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현행법상 개인이 입던 속옷을 거래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명확한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음란성이 짙어 성풍속을 해친다고 해석될 여지는 있지만, 단순 판매만으로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과거 성범죄 피해 경험이 있어 24시간 보안 인력이 상주하는 비싼 오피스텔을 택했다는 A씨는 "매일 끔찍한 공포 속에 살고 있다"며 "속옷을 사러 온 낯선 남성들과 언제 엘리베이터나 복도에서 마주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에는 판매 여성과 함께 있던 한 남성이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항의했던 사람이 저 사람이냐'고 묻는 모습까지 목격해 보복에 대한 두려움까지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행법 구조에서는 A씨의 행동이 오히려 법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도 존재한다. A씨가 판매자를 직접 찾아가 거래 중단을 압박한 행위가 자칫 협박죄로 엮일 수 있고,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 판매자의 정보를 공유한 것 역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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