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최종 관문인 조합원 찬반투표만 남겨놓게 됐다. 힘들게 합의안이 마련된 만큼 합의안 통과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디바이스경험(DX, 모바일·가전·TV) 부문의 반발이 확산하면서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제3차 총회를 전자투표(모바일)로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투표 대상은 21일 오후 2시 기준 명부에 등재된 삼성전자 지부 소속 재직 조합원 전원이다.
22일부터 엿새간 잠정 합의안 관련 '모바일 투표' 진행
투표 방법은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리적인 총회 장소에 수만 명의 직원이 모이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상 비대면 전자투표를 총회로 갈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기업노조 규약 제24조 4항은 총회의 의결사항 중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모바일 투표 시스템은 이러한 규약의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해 구축됐다.
조합원들은 개인 스마트폰을 통해 지정된 보안 링크나 노조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한 뒤 암호화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찬반 의사를 행사하게 된다. 비밀투표 보장을 통해 외부의 압력 없이 조합원 개개인의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진행된다.
투표 기간은 22일 오후 2시를 시작으로 주말을 포함해 총 엿새간 이어진다. 다만 공고문에 '필요시 연장' 단서가 명시돼 있어 노조 측이 정한 유효 투표율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투표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러한 모바일 투표 방식은 24시간 교대 근무자가 많은 삼성전자 반도체와 가전 사업장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시공간 제약이 없는 전자투표를 통해 최대한 많은 조합원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투표 관리는 노조 규약 제35조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담, 공정성을 확보한다.
노조 규약 제57조 등에 근거해 위원장은 투표 종료 후 지체 없이 재적 조합원 수와 투표 참여 인원, 찬반 비율을 전체 조합원에게 공고해야 한다. 과반 이상 투표에 참여해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안건이 통과된다. 투표 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3일 이내에 노조에 이의 제기가 가능하도록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잠정 합의안에서 성과급 재원의 기준인 '사업성과'를 어떻게 결정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투표에서 영업이익과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선택하는 항목이 별도로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과 요건 과반 출석·과반 찬성…진성 조합원 기반 가결 전망
합의안 통과의 핵심 요건은 노조 규약 제24조 '총회의 의결사항' 규정에 명시돼 있다. 의결권이 있는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만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가결된다. 조합비를 1개월 이상 연속 납부하지 않은 조합원은 의결권이 제한되므로 실질적인 진성 조합원의 참여도가 결과를 좌우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잠정 합의안의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본다. 초기업 노조 조합원 수는 7만 1000여명으로 80% 이상이 대부분 반도체(DS) 부문 인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직원 약 13만 명에서 절반 이상이 초기업 노조에 가입해 있다.
전체 직원 대비 가입 조합원 규모가 커 가결의 1차 허들인 '과반 출석'은 큰 무리 없이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장기화한 교섭에 대한 피로감, 특별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등 실리를 확보한 만큼 찬성 여론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결 시 원점 재교섭 파장·쟁의행위 돌입 변수
만약 예상을 깨고 찬성률이 과반에 미치지 못해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부결로 잠정 합의안이 폐기되면 노사는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아 원점에서 줄다리기를 시작해야 한다.
문제는 재교섭에서도 추가적인 합의가 되지 않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할 때다. 노조는 규약 제7장 '노동쟁의' 항목에 따라 합법적인 쟁의 절차에 돌입할 명분과 근거를 갖게 된다.
이어 노조는 규약 제54조·55조에 따라 평화적 교섭 결렬 시 운영위원회 결의를 거쳐 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조정이 중지되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권을 다시 확보하게 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