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비의료인 문신시술, '무면허 의료행위' 아냐"...대법 판례 변경

최은솔 기자,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문신 기술 발전 고려...타 법률로 통제 가능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비의료인이 미용 목적으로 한 문신 시술이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기술 발전으로 보건위해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 반영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비의료인 신분의 A씨와 B씨의 상고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A씨는 2020년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두피문신 시술을 했고, B씨는 염료를 피부에 스며들게 하는 방식(레터링)으로 고객 팔에 문신 시술을 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의 쟁점은 미용 문신행위가 의료법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대법관 전원은 "문신행위는 전문적인 의학지식을 갖춘 의료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광범위하게 이뤄졌고, 의학·의술과 구분된 독자적 직역으로 발달해왔다"며 "통상적인 문신행위는 대부분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와 직접적 관련 없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문신행위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최근 기술 발전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문신용 기계가 바늘의 침투 깊이를 자동조절해주는 등 안전성이 개선된 점, 보건위생용품의 사용이 일반화됐다는 점을 고려했다. 아울러 문신용 염료로 인한 보건위생상 위해를 예방하고자 제도적 노력이 한층 강화됐고, 형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 다른 법률에 따른 형사처벌 가능성을 통해 보건위생상 위해 관리가 가능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비의료인에 대한 기회 차단 가능성도 살폈다. 대법원은 "오직 의료인에게만 미용문신시술을 허용하고, 비의료인에게 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미용문신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자유로운 인격 발현을 통한 행복추구권,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며 기존의 판례를 변경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992년 눈썹 문신행위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했다. 그동안의 의료기술 발전과 의료환경 변화 등을 두루 감안할 때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내년 10월 문신사 면허를 취득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 이번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끈다. 다만 문신사법 등이 시행 전이라고 해도, 형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을 어기고 문신시술자가 업무상 과실로 상해를 입힐 경우 형사처벌 가능성은 남아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이환주 기자


#문신시술 #대법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