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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유산균 생소했던 90년대… 국내 1호로 대량생산 성공"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4 18:23

수정 2026.05.24 18:23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
변화 민감해 품질 유지 어려워
당시 대부분 수입 원료에 의존
산업 크며 보장균수 경쟁 치열
숫자보다 중요한건 '장 도달률'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 셀바이오텍 제공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 셀바이오텍 제공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유산균이라는 말 자체가 낯설었다. 은행에서는 차라리 김치공장을 한다고 하면 돈 빌려주기가 더 쉬울 것이라는 말까지 했었다."

24일 이현용 쎌바이오텍 공장장(사진)은 대부분 수입 원료에 의존했고, 국산 유산균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1990년대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유산균 산업의 성장사를 현장에서 지켜본 그는 입사 후 29년 동안 생산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유산균 불모지였던 국내 시장에서 쎌바이오텍은 한국산 균주 개발과 대량생산 기술 확보에 도전했고, 1995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5번째로 유산균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이 공장장은 "실험실에서 잘 자라던 균도 대형 배양조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며 "유산균은 온도와 산도, 산소 농도 같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 동일한 품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고난도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산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그는 최근 시장의 흐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재 시장에서는 '보장균수 100억' '500억' '1000억'과 같은 숫자 경쟁이 치열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실제 장까지 살아남는 유산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최소 제조기준으로 보장균수만 규정하고 있어 수백억 단위의 균수 경쟁은 규제기준과는 별개로 마케팅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는 "많은 소비자들이 보장균수와 장내 생존균수를 같은 의미로 생각하지만 전혀 다르다"며 "보장균수는 섭취 시점까지 살아있는 유산균 수를 의미할 뿐 실제 장까지 도달하는 균 수를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산균은 위산과 담즙산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사멸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실제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는 유산균이 섭취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 공장장은 이를 '균손실'이라고 표현하며 "아무리 많은 유산균을 섭취해도 장까지 살아남지 못하면 기대하는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이 보장균수 경쟁에 집중하는 사이 장내 생존력을 높이는 기술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장 도달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집중해 온 기술 역시 장내 생존율 향상이다. 쎌바이오텍의 대표 기술인 '듀얼코팅'은 위에서는 유산균을 보호하고 장에서는 자연스럽게 활성화되도록 설계됐다. 그는 "코팅이 너무 강하면 장에서도 풀리지 않고, 약하면 위에서 죽는다"며 "핵심은 위에서는 버티고 장에서는 정확히 풀리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현장을 책임지는 그의 철학은 품질관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유산균은 살아 있는 미생물인 만큼 작은 환경 변화도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쎌바이오텍 김포공장은 스마트팩토리 기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발효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는 "유산균은 단순히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다"라며 "균주 개발부터 생산, 품질관리, 고객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책임질 때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