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틈탄 '손바뀜'… 탈서울 '가성비 매수' 타이밍 됐다
고양·광명·구리로 몰린 1.1만 명의 엑소더스… 통계가 증명한 '정주 여건'의 힘
치솟는 서울 전셋값에 평수 줄여 '자가 전환'… 임차인 꼬리표 떼어낸 합리적 선택
[파이낸셜뉴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의 손바뀜이 빠르게 일어났다.
경기 외곽에 아파트를 보유했던 다주택자 '김 부장'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다급히 던진 매물을, 치솟는 서울 전셋값에 지친 무주택 '이 사원'들이 실거주 목적으로 발 빠르게 낚아채며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은 형국이다.
2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2∼4월 경기도 소재 집합건물을 매수한 서울 거주자는 총 1만1614명에 달했다.
직전 3개월(1만7082명) 수치와 비교해 거래량 자체가 줄어든 시장 환경 속에서도 특정 지역을 향한 서울 시민의 매수세는 오히려 832명 증가하며 뚜렷한 '핀셋 매수' 양상을 보였다.
매수세는 서울 접근성이 양호하고 정주 환경이 잘 갖춰진 1기 신도시 인접 지역과 주요 관문 도시에 집중됐다.
서울 서북부와 맞닿은 고양시는 직전 3개월 619명에서 739명으로 늘었고, 서남권 인접지인 광명시는 48명에서 698명으로 폭증했다. 구리시(399명→605명)와 남양주시(667명→877명) 등 동북권 관문 지역도 매수세가 뚜렷했다.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화성시 동탄구 등 전통적으로 정주 여건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지역들 역시 일제히 서울 거주자의 매수 인원이 증가했다.
이는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시장에 쏟아진 시점과 정확히 맞물린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의 매매 물건은 2월 초 2829건에서 3월 하순 4473건까지 급증했다. 이후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5월 9일)이 다가온 이달 들어 다시 3000건대로 감소했다. 매수자들이 입지와 정주 환경을 저울질하던 중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이 쏟아지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연 결과다.
특히, 서울의 살인적인 전셋값 상승은 이들의 등 떠미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낡은 구축 아파트 중심의 서울 외곽에 머무르기보다, 비슷한 가격대로 경기도의 쾌적한 신축 아파트를 매수하는 '가성비' 전략을 택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 중랑구의 전용 84㎡ 전셋값이 4억~5억 원대에 형성된 반면, 인접한 구리시에서는 이달 말 전용 59㎡ 매물이 5억4600만 원에 실거래됐다.
단순히 주거지를 외곽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평형을 소폭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감수하더라도 불안한 '임차인' 신분을 벗어나 '자가 보유'로 전환하는 치밀하고 합리적인 경제적 선택이 통계로 증명된 셈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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