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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활화산된 노노갈등·K양극화, 임금개혁 급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5 19:09

수정 2026.05.25 19:10

삼전 DS 연봉, 일반 직장인 14배
합리적 배분 원칙 새로 만들어야

2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2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의 성과급 배분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예기치 않은 초과이익을 둘러싼 갈등은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해법 마련을 위한 모두의 지혜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업무 강도나 성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직장인들 간에도 수억원대 임금 격차가 나게 된 현실을 주목한다.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한 임금협상안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DS) 부문 직원 1명(세전 연봉 1억원 기준)이 받게 될 성과급은 6억원이다.

연봉까지 합치면 세전 7억원 수준의 금액을 수령하게 됐다.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00여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직원 1인당 성과급을 포함한 평균 연봉은 1억280만원이다. 비교적 고액 임금자로 분류되는 대기업 직원들 평균 연봉이 이 수준인데, 삼성전자 직원들은 이들의 7배나 되는 거액을 단숨에 쥐게 된 것이다.

중견·중소업체 전체로 비교 대상을 넓히면 격차가 더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 사업체 상용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은 5061만원이었다. 삼성전자 직원 1명이 일반근로자 14명의 연봉을 독차지한 것과 같다. 현장에선 질시 어린 시선과 자조, 푸념이 뒤섞여 나온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해당 업무를 위해 들인 노력에 비해 과도한 보상이라는 인식을 같은 직장인들이 하고 있다는 대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기, 삼성SDI 등 다른 삼성 계열사 직원들은 "우리는 영원한 삼성후자(後者)"라며 허탈감을 드러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10년을 일해도 1년 성과급조차 따라갈 수 없다" "밤새워 근무하고 시험공부해서 계급 하나 올리면 뭐하냐"는 식의 게시물이 쌓이고 있다.

결혼정보회사들은 삼성전자 배우자 지수를 변호사급으로 본다는 말도 벌써 나온다. 배우자 지수는 사회경제적 능력, 신체적 매력, 가정환경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결혼조건 점수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3년간 호황이 지속되면 직급에 따라 20억~30억원 성과급도 가능하다는 계산에 따라 배우자 지수를 최상위 직업군 위치로 올려놓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가, 의사, 법조인 등 전통적 전문직이 여기에 속하는데 삼성전자 직원들 신분이 비슷하게 격상된 셈이다. 성과급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경기 남부권, 서울 동남권 집값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무주택 직장인들의 박탈감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AI 시대에 미처 생각지 못한 노노갈등, 고용시장 양극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TSMC는 반도체 호황기에 성과급을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삭감해 신규 인프라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반발도 사고 있다고 한다. 영업이익 10%대 규모를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해야 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하면 TSMC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더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초과이익에 대한 합리적 배분과 사회적 합의 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개인별 성과와 지속가능한 미래 이익을 감안한 배분원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직된 임금체계 수술,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등 구조적 임금개혁도 필수다.
나아가 반도체 특수를 넘어 다양한 업종에서 골고루 높은 이익을 거둬야 K자 양극화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