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급등 공포지수도 껑충
단기 과열, 시장 부작용 주시해야
세계 증시는 지금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 있다.
어느새 9000선까지 추격 중인 코스피의 달라진 체력은 놀랍다. 한국 증시가 오랜 저평가를 딛고 평가받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주가 상승은 기업의 투자여력을 키우고 상장을 통해 성장하려는 기업에 실탄을 제공하는 순기능을 한다. 문제는 단기간 지나친 급등세, 특정 종목에만 쏠린 불균형 랠리라는 대목이다.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한 것이 지난 6일이었다. 거래일 20일도 안돼 8000선 중반까지 올라 9000선을 넘보고 있다. 꿈의 1만피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환호성보다 단기 과열 공포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기업의 시총 비중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반도체 랠리가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시총 절반을 두 종목에 의존하는 시장은 찾기 힘들다. 코스피 변동지수를 봐도 불안신호가 읽힌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이날 장중 8.77% 급등, 74.06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레버리지 ETF 후유증역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특정 종목 하나의 상승과 하락에 따라 수익률 변동폭이 두배가 되는 상품이다. 두 종목이 한국 증시 간판이자 AI 최대 수혜주인 건 맞지만 이것이 묻지마 빚투의 명분이 될 순 없다. 2배 레버리지 ETF의 실체가 고위험 파생형 상품이라는 사실을 거듭 유의해야 한다. 이 상품은 수익만 2배로 키워주는 마법의 도구가 아니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2배로 커지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손실도 2배로 불어난다.
특히 하루 수익률을 반복적으로 증폭시키는 구조여서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장세에선 원주식 손실은 작아도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은 더 크게 누적될 수 있다.
장기보유 시 기대와 달리 자산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주시해야 한다. 결국 이런 상품은 장기투자보다 단기매매를 부추기고, 시장을 투기판으로 몰고 갈 위험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서학개미 복귀 유도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했지만 지금 같은 급등장에선 부작용이 클 수 있다. 당국의 세심한 투자자 보호책과 각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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