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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日 30개사 속속 AI 동맹, 韓 소버린 더 AI 속도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5.29 15:24

수정 2026.05.29 15:24

일본 가와다공업이 새로 개발한 산업용 로봇 '넥스트 에이지'가 물건을 분류하는 동작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일본 가와다공업이 새로 개발한 산업용 로봇 '넥스트 에이지'가 물건을 분류하는 동작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일본이 자국 기업 30여 곳을 묶어 인공지능(AI) 동맹 구축에 나섰다. 일본 경제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주도하는 국산 AI 개발에 NEC, 혼다, 소니그룹 등이 전격 참여했다. 이어 일본제철, 미쓰비시UFJ 등 금융·제조 대기업 30여개 사가 다음달 추가로 합류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자국의 방대한 제조업 데이터를 무기로 피지컬 AI에 승부를 걸었다. 디지털 패권전에 밀려 뼈아픈 시간을 보냈던 일본이 AI 시대엔 실책을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볼 수 있다.

한국은 반도체, 모바일 전쟁에선 일본보다 우위였지만 AI 급변기 산업 지형은 결코 안심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냉정히 전열을 가다듬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AI 동맹에 이름을 올린 일본 기업들은 자동차와 전기·전자, 화학, 중공업, 물류, 금융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있다. AI 성능 지표인 매개변수(파라미터)는 1조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모델은 2029년엔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 모달 AI로 진화하고, 2030년대 초 무게, 온도, 위치, 거리 등 현실 세계 정보를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소부장 강국 일본의 고품질 제조 데이터는 AI 시대 큰 무기다. 체계적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피지컬 AI 분야에서 반격을 가하겠다는 전략은 승산이 있다. 여기에 AI 패권을 잡기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도 심상치 않다. 일본은 AI를 국가 재도약의 마지막 승부처로 보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AI 산업 지원을 위해 2030회계연도까지 10조엔 이상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도요타, 소니, 소프트뱅크 등이 출자해 만든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에 대한 대규모 지원도 추진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제조업 생태계가 강한 나라다.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철강, 원전 등 실물 산업의 토대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AI 메모리 반도체 세계 최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현대차와 조선 3사는 피지컬 AI가 적용될 수 있는 거대한 현장을 가진 기업들이다. 문제는 이런 기반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키우는 힘이다.
일본 주요 기업들이 정부의 막후 지원을 발판으로 공동 전선을 짜고 있는데 한국의 소버린 AI 논의는 선언 수준에서 멈춰있는 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AI 경쟁은 산업 데이터, 전력망, GPU, 데이터센터, 인재 공급 전체가 맞물려 있는 총력전이다.
소버린 AI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서둘러 정비하고 대응력을 키워야 하는 중대한 시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장과 생산라인을 보유하고도 이를 AI 자산으로 만들지 못하면 국가 성장 동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