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짭텐바이미' 쏟아져도… '14차례 완판' 원조의 벽 높았다 [퍼스트무버 2026]

조은효 기자,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2) LG전자 스탠바이미 개발팀
박형세 사장 특명으로 TF 결성
연구·디자인·기획팀 화학적 결합
짝퉁보다 가격 2~3배 비싸지만
독보적 디자인으로 '대박 행진'
철저한 개발력으로 진화 계속돼

박혜경 LG전자 MS사업본부 TV상품기획2팀 책임(왼쪽부터), 신현진 LG전자 MS디자인(연)PRM선행디자인팀장,박호성 LG전자 MS사업본부 MS NX실 디자인경영센터 실장이 31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스탠바이미2를 보여주고 있다. LG전자 제공
박혜경 LG전자 MS사업본부 TV상품기획2팀 책임(왼쪽부터), 신현진 LG전자 MS디자인(연)PRM선행디자인팀장,박호성 LG전자 MS사업본부 MS NX실 디자인경영센터 실장이 31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스탠바이미2를 보여주고 있다. LG전자 제공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보자."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 2020년 초. LG전자의 TV담당인 MS사업본부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보자"며 특명이 내려졌다. "한 번 해보자"는 메시지의 발원지는 박형세 LG전자 TV(MS)사업본부장 사장이었다. 세계 TV·모니터사에 일대 혁신을 만든 LG전자의 스탠바이미 개발작업이 첫 출항을 시작한 순간이었다.

즉각 TF팀이 결성됐다. '스탠바이미' 개발 주역인 MS사업본부 NX실 박호성 실장은 "LG전자에서 가장 젊은 직원들을 모으는 것이 첫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젊은 개발자들의 창의성을 믿은 것이다. 그렇게 차출된 15명이 LG전자 평택연구소에 모여 밤낮없이 머리를 쥐어짰다. 20·30대들이 TV시장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강한 위기감, 1인 가구 증가라는 소비 환경 변화, 새로운 제품을 세상에 펼쳐보겠다는 개발자로서의 포부와 두려움이 함께 뒤섞였다.

첫 한두 달은 "소비 트렌드를 느껴보자"며 20대들이 찾는 서울 홍대, 성수동 등지를 무작정 돌아다니기도 했다. 세상에 없던 제품을 향해 말 그대로 '자유롭게, 그러나 마음은 괴로운 상태'에서 놀기가 반복됐다. 그러면서 젊은 개발자들이 하나둘씩,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거듭된 제안과 토의, 수정이 반복됐다. 세계 최초로 이동식 모니터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LG전자 '스탠바이미' 개발사의 첫 장면이다.

■개발·디자인·상품까지 '원팀'으로

그렇게 해서, 1년 4개월만인 2021년 6월, '내 곁에 있어줘'라는 뜻의 휴대성과 활용성을 겸비한 스탠바이미1이 나왔고, 스탠바이미 GO(2023년), 스탠바이미 2(2025년)에 이어 지난 4월 스탠바이미 2MAX가 나왔다. 현재는 일명 '짭텐바이미'(유사제품)로 불리는 중국 등 경쟁사들의 카피 제품이 속출할 정도, 이동식 모니터 시장에서 'LG전자=원조 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혁신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31일 서울 영등포구 LG전자 본사에서 '스탠바이미의 아버지·어머니'로 불리는 스탠바이미 개발팀을 만났다. 박호성 실장을 비롯해 디자인경영센터 PRM선행디자인팀 신현진 팀장, MS사업본부 TV상품기획2팀 박혜경 책임 등 3인이 평택, 마곡 등지에서 달려왔다.

박 실장 등 개발팀은 "스탠바이미 개발팀이 특별한 이유는 백지상태였던 첫 개발 단계부터 연구, 디자인, 상품기획을 한 데 모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사용하는 언어부터 다르다. 이들을 평택연구소에 모아놓으니, 처음에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같이'일하고 놀다보니' 친해지기 시작했고, 여기서부터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개발을 이해하고, 개발자도 디자인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속도가 빨라졌죠. 중요한 점은 아이디어를 내면 바로 검증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것이죠."

서로의 언어가 통하면서, 내부 토론은 한층 발전적으로 전개됐다. "굳이 이동형 TV가 필요할까"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초기의 콘셉트는 '침대에 편하게 누워서 보자'에서 출발했는데, 현재 소비자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탠바이미 활용법은 10여가지가 넘는다.

■'인테리어 필수템' 디자인 명가의 힘

사실, 팬덤까지 간 배경엔 LG전자의 한 가지 필살기가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로 '디자인'이다. 유사제품 대비 가격이 2~3배 비싼데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시 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예쁘다"였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서 스탠바이미를 활용한 인테리어 사진이 확산되면서 '인테리어 필수템'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1세대는 14차례 완판됐다. 일반 온라인쇼핑몰도 아닌 그것도 LG닷컴에서 진행한 라이브쇼의 동시접속자가 40만명을 찍은 것이다. 가장 최근 세대인 스탠바이미2 MAX는 지난 4월 출시 기념 라이브 방송에서 45분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우리가 생각했던 게 맞았구나." 개발팀내에선 환호가 터졌다고 한다. 현재도 LG전자는 스탠바이미1, 2세대 개발팀을 순환배치하면서도, 모든 개발 이력을 철저히 기록하고 있다. 박 실장은 "'유연성'을 핵심으로 하는 스탠바이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조은효 임수빈 기자


#LG전자 #스탠바이미 #14차례 완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