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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 초호황에 수출 또 신기록, 온기 두루 퍼져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1 18:27

수정 2026.06.01 19:49

5월 877억달러, 반도체 비중 42%
자동차 등 다른 업종들은 살얼음판

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반도체 호황 덕분에 수출이 다시 역대 최대를 갈아치웠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수출은 877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기존 월간 최고였던 지난 3월 수치를 넘어섰다. 한달 수출 800억달러대는 지난 3월 처음 성공했다. 이로써 3개월 연속 800억달러대 수출 행진이 이어졌다. 정부는 지금 같은 호조세가 연말까지 지속되면 연간 수출 1조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동적인 수출은 기록적인 무역흑자 기록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6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16개월 연속 흑자에 성공했다.

수출과 성장, 무역흑자 중심에 반도체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 증가율만 170%였다. 수출액은 371억달러에 이른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서 42%까지 올랐다. 지금 추세라면 수출의 절반을 반도체가 차지할 날이 머지않다. 인공지능(AI) 특수에 올라탄 반도체는 우리 경제 핵심자산이다. 더 과감한 투자와 앞선 기술로 지배력을 키우고 시장을 주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반도체 나홀로 초호황'이 가져올 시장 양극화, 경제 불균형이다. 지난달 20대 주력 수출품 중 석유화학 등 12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긴 하다. 반도체를 뺀 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정도론 턱도 없다. 고용과 내수는 비반도체 산업의 비중이 훨씬 크다.

반도체와 수출 '쌍끌이' 역할을 했던 자동차 수출이 크게 뒷걸음친 것도 뼈아프다. 한국 자동차는 관세와 전쟁 유탄을 맞아 생산, 물류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저가 대공습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반도체를 빼면 전 업종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노조들이 회사를 벼랑끝으로 몰아 손에 쥔 거액의 성과급은 그래서 더욱 부담스럽다.

소득 양극화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486만원, 임시·일용직 임금은 176만원이다. 정규직은 4% 가까이 올랐고, 임시직은 겨우 0.7% 상승했다. 정규직 노조의 투쟁 양상을 보건대 향후 격차가 좁혀질 리 만무하다. 증시는 반도체발 랠리로 연일 뜨겁다. 1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장중 200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의 2000조원 시총은 사상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 중이다. 이 두 종목의 시총이 코스피 시총의 절반을 넘는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수출, 증시 호황에 가려진 밑바닥 경제를 제대로 살펴야 하는 시기다. 중기·자영업자들의 대규모 연체로 은행권 부실채권은 7년 만에 최대치다. 개인, 법인의 파산신청자도 속출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서민들 허리가 휜다.
수출 호황에도 우리가 크게 웃지 못하는 이유다. '반짝' 수준의 내수 호전으로 민생이 나아질 수 없다.
반도체를 넘어 경제의 온기가 구석구석으로 퍼질 수 있도록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