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헌재에 '재판소원 1호' 녹십자 사건 답변서 미제출 방침
법원, 심판자 역할...중립성 논란 우려
[파이낸셜뉴스]대법원이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이른바 '재판소원 1호' 사건에 대해 별도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의 주체인 법원이 피청구인 자격으로 한쪽 당사자의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을 내는 것은 사법부의 중립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녹십자가 청구한 '백신 입찰 담합 과징금' 재판취소(소원) 사건과 관련해 헌재가 요청한 답변서를 제출기한인 이날까지 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4월 28일 해당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한 뒤 다음 날 피청구인인 대법원장에게 이를 통지하고 답변서 제출을 요청했다. 다만 헌재법상 답변서 제출은 의무사항은 아니다.
대법원은 법원이 재판소원 사건에서 피청구인으로 지정됐더라도 직접 의견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판소원의 대상이 된 원래 사건의 당사자가 녹십자와 공정거래위원회인 만큼, 법원이 녹십자 측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을 낼 경우 결과적으로 공정위 측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소원 인용 결정이 내려질 경우 법원이 다시 사건을 심리해야 하는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특정 입장을 밝힐 경우 향후 재심리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 역시 답변서 제출이 필수 절차는 아닌 만큼 사건 심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녹십자가 백신 구매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뒤 제기한 소송에서 비롯됐다. 녹십자는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를 구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후 녹십자는 관련 형사사건에서는 무죄가 확정됐음에도 행정사건에서는 상반된 결론이 내려졌는데도, 대법원이 본안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으로 상고를 기각한 것은 헌법상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며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