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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 초대형 가스운반선 시장 진출...이상철 본부장 "미래 친환경 선박 주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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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도니아서 LR·KR 설계 인증

2일 대한조선-영국 로이드(LR) 선급의 88K VLGC AIP 인증식 모습. 대한조선 제공
2일 대한조선-영국 로이드(LR) 선급의 88K VLGC AIP 인증식 모습. 대한조선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한조선이 초대형 가스운반선 시장에 진출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적 해운·조선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6'에서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설계 기술력을 공인받고 가스운반선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포시도니아 2026은 1일부터 5일까지 아테네 메트로폴리탄 엑스포에서 열리는 글로벌 해운 전시회다.

대한조선은 박람회 기간 중인 2일과 3일 영국 로이드선급(LR), 한국선급(KR)으로부터 88K급 초대형 가스운반선에 대한 개념 설계 기본인증(AIP)을 각각 획득했다. AIP는 선박의 초기 설계가 선급 규정과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해 부여하는 인증이다. 실제 수주 전 단계에서 선형의 기술 타당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절차로 활용된다.

이번 인증은 대한조선이 기존 탱커선과 컨테이너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가스운반선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88K급 VLGC는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대량 운송하는 선종으로, 글로벌 에너지 교역 확대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조선사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VLGC 시장은 선복 공급 증가와 운임 조정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일부 시장 전망에서는 2026년 VLGC 정기용선 운임이 전년 대비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미국 걸프만 LPG 수출 설비 확대가 중장기 물동량을 떠받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동성 속에서 선사들이 단순 가격보다 연비, 탄소 배출, 운항 효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주 기준을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조선의 이번 AIP 획득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차세대 VLGC는 화물 적재 효율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 기술, 탄소 규제 대응 능력, 향후 대체 연료 적용 가능성이 수주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신조선 발주 시장에서 선급 인증을 확보한 표준 선형은 선주와 금융기관에 기술 신뢰도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친환경 기술 협력도 확대했다. 대한조선은 2일 영국 친환경 기술 기업 아르마다, LR과 패시브 방식 공기윤활시스템(PALS) 배치 검토를 위한 공동개발 프로젝트(JDP)를 체결했다.

공기윤활시스템은 선체 바닥에 공기층을 형성해 해수와 선체 사이의 마찰 저항을 줄이는 에너지 절감 기술이다. 일반적인 방식은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압축기 등 별도 장비가 필요하지만, 아르마다의 PALS는 선박의 전진 운동과 유체 흐름을 활용하는 패시브 방식이 특징이다. 관련 자료에서도 PALS는 별도 컴프레서나 추가 에너지 사용 없이 공기윤활 효과를 내는 기술로 소개되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선박 연료 소모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운 부문의 탄소 감축을 위해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과 배출 비용 부과 체계를 포함한 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사들은 선형 최적화, 공기윤활, 풍력보조추진, 대체연료 추진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을 선박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는 추세다.

대한조선 입장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기술 검토를 넘어 향후 수주 전략과도 연결될 수 있다. 중형 조선사들이 글로벌 대형 조선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특정 선종의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친환경 솔루션을 결합한 패키지 설계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철 대한조선 기술본부장은 "88K급 VLGC 개념 설계 기본인증과 친환경 기술 협력은 시장 변화에 맞춰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조선은 포시도니아 기간 글로벌 선급, 선사, 기자재 업체들과 업무 미팅을 이어가며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VLGC 시장은 단기 운임 변동성이 있지만 에너지 교역과 탄소 규제 대응 수요가 맞물려 기술 경쟁이 더욱 중요해지는 분야"라며 "이번 인증은 대한조선이 가스운반선 시장에서 수주 기반을 마련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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