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0원' 주면서, 시댁엔 꼬박꼬박 챙긴 남편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남편으로부터 수년째 생활비를 받지 못한 채 자신이 모아둔 돈으로 가계를 꾸려온 10년 차 아내의 사연이 온라인 공간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남편은 시댁에는 꼬박꼬박 생활비를 챙기면서 정작 아내의 경제적 고충은 외면했고, 급기야 시부모 명의로 된 집에서 갑작스럽게 방을 빼야 하는 상황까지 겹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 10년 차, 시댁 집 문제와 생활비 문제로 마음이 너무 지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결혼 9~10년 차 아이 엄마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혼전임신으로 결혼해 육아와 단기 일자리를 병행하며 겪은 경제적, 정신적 고충을 털어놨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아이가 어렸을 적 가정보육을 하던 3~4년 동안만 남편에게 월 70만 원 남짓의 생활비를 받았다. 이후 A씨가 일을 시작하자 남편의 생활비 지급은 끊겼다. 지방 시골에 거주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던 A씨는 단기 일자리를 전전하며, 결국 결혼 전 자신이 모아뒀던 돈을 헐어 아이와 생활해 왔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주거 불안까지 덮쳤다. 현재 시부모 명의의 집에 거주 중인 A씨 부부는 최근 시댁으로부터 "갑자기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언젠가는 비워드려야 할 집이라는 건 알았지만, 당장 갈 곳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집을 빼라는 말이 현실적으로 너무 크게 다가왔다"고 막막함을 토로했다.
A씨를 더욱 벼랑 끝으로 몬 것은 시댁 식구들의 태도와 남편의 일방적인 경제적 지원이었다. A씨는 "집 문제로 힘든 와중에 시댁 식구들은 우리가 시부모님께 생활비를 드리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며 "남편도 본인이 돈을 번다는 이유로 시댁에 자주 돈을 드리고 방문도 잦다"고 말했다.
이어 "친정에는 명절이나 생신 외에는 거의 드리는 것도 없다"며 "형편이 넉넉한 것도 아닌데, 나는 남편에게 생활비 한 푼 못 받고 내 돈으로 버티는 상황에서 시댁에만 돈이 나가는 것이 너무 서럽다. 내가 이 집에서 아내, 엄마, 며느리로 살아온 시간은 뭔가 싶다"고 하소연했다.
역설적이게도 A씨의 남편은 가사 노동과 육아에는 적극적인 편이라고 한다. A씨는 "남편이 집안일도 하고 아이 케어도 잘해 더 복잡하다.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시댁 문제만 나오면 내 마음이 너무 외롭고 억울하다"며 "남편이 집안일과 육아를 잘해주면 이런 시댁 문제는 참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현재 극심한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A씨는 "아이를 케어하는 것조차 힘들 때가 있다. 내가 이기적인 것인지, 시부모님께 생활비를 드리는 게 당연한 것인지 조언을 구한다"며 글을 맺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편과 시댁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아내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서 본인 부모만 챙기는 것은 명백한 경제적 학대다", "가사 노동을 돕는다고 좋은 남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가정을 책임질 의무를 져버린 것", "처녀 때 모은 돈까지 쓰게 하면서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무슨 시댁 생활비냐", "남편이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A씨를 향한 응원과 현실적인 대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