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언어재활 디지털화로 뇌손상 환자 일상복귀 앞당기겠다"[희망 2026 부산, 청년이 뛴다]

백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GBC 이현송 대표 인터뷰
3만 건 이상의 임상 경험
안면대칭 여부 등 지표 생성
바우처 제공 기관 등록 목표

골든브레인케어(GBC) 이현송 대표(왼쪽 두 번째)가 어르신에게 자사의 언어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이현송 대표 제공
골든브레인케어(GBC) 이현송 대표(왼쪽 두 번째)가 어르신에게 자사의 언어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이현송 대표 제공

[파이낸셜뉴스] "임상 현장에서 하루 최대 14명의 환자와 상담했어요. 그런데 언어재활사도 사람이다 보니 체력 고갈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데 한계가 있었죠. 인공지능(AI) 기반 언어재활 기술을 개발하고, 그 고민거리를 해결했습니다."
지난 5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의 '골든브레인케어(GBC)' 사무실에서 만난 이현송 대표(33)는 GBC가 개발한 언어재활 프로그램 사용법을 몸소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컴퓨터 화면 속 자유롭게 움직이는 '음절'을 취재진이 손으로 잡는 듯한 동작을 하자, 실제로 카메라를 통해 인식돼 한편에 저장됐다. 예를 들어 화면에 떠도는 '마'자와 '늘'자를 손으로 움켜쥐면 마늘이라는 단어가 완성되는 식이다.

GBC에 따르면 뇌혈관질환을 앓는 이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2018년 97만명에서 2022년 117만명으로 늘었다. 더욱이 뇌졸중 환자 중 44.1%가 언어장애를 동반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일상복귀율은 20% 미만으로 떨어지며, 영구적 언어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GBC는 뇌질환 환자를 위해 언어재활 디지털의료제품(DTx)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6월 출범했다. 실시간 음성·안면 인식을 통해 발화 속도와 리듬, 안면대칭 여부, 지연 시간 등의 지표를 생성한다. 이어 개인별 맞춤형 분석 리포트를 제공해 뇌 질환 환자의 치료를 돕고 있다.

한 어르신의 GBC의 언어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이현송 대표 제공
한 어르신의 GBC의 언어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이현송 대표 제공

치료 성과도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실어증을 겪어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던 30대 남성이 주 6회 집중 재활 훈련을 받고, 일상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호전됐다. 현재 직장에서 정상 근무 중이다. 또 뇌출혈로 안면마비와 발음 장애를 겪은 60대 남성이 주 5회 재활 훈련 끝에 현재 안면 마비 증세가 완화됐다. 발음 정확도도 20% 이상 향상됐다.

이 대표는 "언어 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뇌 질환을 겪고 6개월에서 1년 안에 치료받아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이 '괜찮아지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병을 키워온다"며 "우리는 뇌의 언어적 기능을 회복해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을 돕는 것은 물론 직무와 관련한 언어능력과 사회적응 훈련까지 진행해 사회생활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경쟁사 제품을 철저히 분석해 차별화 전략을 폈다. 멀티모달(음성+안) 정량 평가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2등급 임상 설계, 과부하 언어과제 자동 분석, 기관 보안 및 리포트 워크플로우 지원 여부를 따졌다. 이에 경쟁사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단순 훈련이나 단일 모달에 머무를 때, GBC는 기관 매출 구조와 임상 데이터 축적 구조를 동시에 확보하는 유일한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GBC는 첫음절 발화 지연 시간을 측정해 경도인지장애(MCI)를 타사보다 일찍 포착한다. 현재 안면 미세 편차 탐지로 자각 전 재발 위험도를 35%가량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미션형 게임에 참여해 재활 이탈률도 방지하고 있다. 근로자 음성과 반응 분석을 통한 피로도와 안전 평가, 스트레스 분석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1급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소지한 그는 부산대 기술창업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술심리치료, 인지활동전문가로 활동하며 지난 10년간 3만 건 이상의 임상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직원들 역시 각 분야의 전문가다. 이사 직책을 맡은 이지후 씨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쌓은 사물인터넷(IoT) 제품 개발과 마케팅, 인허가 및 수출 실무 경험을 토대로 현재 GBC의 국내외 사업화 전략과 기술개발 기획을 담당한다. 개발자 박지수 씨는 AI/XR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경험이 있어, 브레인프렌즈의 기술 구현과 디지털 재활 서비스 고도화를 담당한다. 디자이너 나보람 씨는 호주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서비스 UI/UX 설계와 사용자 경험 중심의 디자인 고도화를 맡고 있다.

지난 5일 부산 부산진구의 골든브레인케어 사무실에서 이현송 대표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백창훈 기자
지난 5일 부산 부산진구의 골든브레인케어 사무실에서 이현송 대표가 자사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백창훈 기자

이 대표는 "팀원들과 관련한 숨은 이야기가 있다"며 "사실 일부 직원은 제가 임상 현장에 있을 당시 환자로 처음 만났다. 치료 과정에서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친해졌고, 환자가 늘어나면서 '이참에 관련 기술 개발로 창업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아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GBC는 올해 정부 지원사업의 공식 수행기관 자격을 획득하는 게 목표다. 내년에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임상보호 통과와 보험 수가 수익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언어재활 치료는 다른 분야에 비해 개발 속도가 더디다. 물리치료의 경우 로봇의 힘을 빌리는 반면, 언어재활 치료는 여전히 교구로 카드와 종이를 이용하는 실정"이라며 "디지털화로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일상 복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huni@fnnews.com 백창훈 기자


#언어재활 #뇌손상 환자 #디지털화 #골든브레인케어 #이현송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