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연초 이후 코스피 시장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급격히 확대된 한국 주식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기계적 매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코스피 급등에 고객들 매도 요청... '기술적 조정' 분석
8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한국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올해에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며 코스피의 '지나친 상승과 성공'이 매도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약 70조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이미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이탈시킨 자금 규모가 약 620억달러(약 8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외인의 대규모 매도세를 두고 "한국 경제나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무너졌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과 노무라 증권의 체탄 세스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가는 현재의 상황을 "투자자들과 고객들의 요청에 의한 '어쩔 수 없는 강제 매도'"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및 신흥시장(EM) 벤치마크 지수 내에서 한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졌고, 이에 따라 특정 국가나 종목의 보유 제한 및 리스크 관리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영국 금융사 맨 그룹의 닉 윌콕스 이사 역시 한국 증시의 급성장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구조적 매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매수 제한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매도하는 물량이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펀더멘털 견고.... 리밸런싱 과정" 강조
외국인이 던진 막대한 매물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국내 자금이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다. 윌콕스 이사는 "외국인의 이탈 물량은 국내 투자자들에 의해 충분히 상쇄되고 있다"며 올해만 약 700억 달러에 달하는 개인 자금이 유입됐고 증권 계좌 개설도 급증했다"고 전했다.
비록 최근 코스피 상승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리스크 집중 우려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매도세가 철저히 '리밸런싱'일 뿐, 한국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스피의 향후 12개월 목표치로 '1만2000선'을 제시하며, 현 수준에서 약 37%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외인들이 조정을 거친 후 저점을 노려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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