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강원 소양호 어업계 "기후부 폐사원인 발표 왜곡" 반발

김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제 남면·소양호 어업계 반박 성명
황화수소 원인 축소·폐사 지역 은폐 주장

소양호 붕어 폐사체 수거하는 어민들. 연합뉴스
소양호 붕어 폐사체 수거하는 어민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인제=김기섭 기자】강원도 인제 남면어업계와 소양호어업계가 소양호 붕어류 폐사 원인을 복합 요인으로 발표한 기후에너지환경부를 향해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한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기후부는 9일 소양호 상류 붕어류 폐사 원인을 저층 산소부족과 성층 현상, 산란기 면역력 저하에 따른 세균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발표했다. 외부 독성물질에 의한 폐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폐사로 인근 49개 어가가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두 어업계는 이날 반박 성명을 내고 정부가 과학적 증거를 외면한 채 관리 부실의 책임을 복합 요인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덮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어업계는 우선 폐사 규모와 지역이 축소·은폐됐다고 지적했다. 기후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폐사량은 언급하지 않고 대량 폐사 지역과 퇴적물 준설 지점을 38대교 인근으로 한정했지만 어민들이 실제 수거한 사체는 양구대교부터 38대교 상부에 이르는 넓은 구간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조사 시점과 방식도 문제 삼았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댐지사가 4월 중순 폐사체 수거가 시작된 뒤 수위를 급격히 낮춰 장관 현장 방문일인 5월15일 관리 최저수위인 178m까지 떨어뜨렸고 국립환경과학원의 정밀조사(5월21~29일)는 사고 시점보다 한 달 이상 지난 데다 인위적으로 바뀐 환경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어업계는 이를 두고 사고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을 조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폐사 원인 분석도 왜곡됐다고 봤다. 어업계는 국립환경과학원이 퇴적층 공극수에서 황화수소 검출을 인정하고도 저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붕어류 특성상 직접 원인인 황화수소를 단순 스트레스 요인으로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산질병관리원 검사에서 아가미 조직의 염증세포 침윤과 세포 괴사 등 독성물질에 의한 질식사 소견이 확인됐는데도 이를 산소 부족과 세균 감염 문제로 둔갑시켰다고 반박했다.

김은경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양호 상류에서 발생한 붕어류 폐사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경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양호 상류에서 발생한 붕어류 폐사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대응 태도도 도마에 올렸다. 어업계는 부평리와 관대리 등 소양호 곳곳의 바닥에서 가스와 황화수소가 계속 발생하는데도 기후부 대책은 진실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에서 일시적인 수위 조절을 건의하자 "댐 기능이 우선"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어민 생존권을 외면했다고 주장했고 피해 보상도 법적 근거가 없다며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립환경과학원을 배제하고 어민이 참여하는 제3의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전면 재조사, 고농도 유기물 퇴적층에 대한 전면 준설의 국책사업화, 피해 보상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한편 기후부는 정밀조사 결과 황화수소가 수층에서는 검출되지 않고 퇴적층 공극수에서만 미량 확인됐으며 중금속·농약 등 독성물질은 기준 이내로 외부 독성물질에 의한 폐사는 아니라고 밝혔다. 소양호 상류 유기물 배출원 관리 강화와 퇴적 유기물 제거, 어민 피해 지원, 사고 대응체계 보완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어업계는 "오늘 발표된 기후부의 보고서를 전면 거부한다"며 "진실이 밝혀지고 어민의 생존권이 지켜질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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