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급등에 4%대 신용대출 사라지나
은행채 1년물 금리 3.6% 돌파
은행권 금리 상방 압력 커진 셈
'빚투' 차주 이자 부담 확대 우려
은행권에서 4%대 신용대출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고신용자 대상 일반신용대출이 아직 4%대에 머물러 있으나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로 쓰이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3% 중반대로 올라서면서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의 경우 5%대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빚투' 차주의 이자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AAA 1년물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3.619%까지 상승했다. 지난 4월 말(3.176%)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0.443%p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채 AAA 6개월물도 2.842%에서 3.083%로 0.241%p 높아졌다. 은행권 신용대출에는 통상 은행채 AAA 6개월물과 1년물 등 단기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로 활용된다.
특히 1년물 상승 속도가 6개월물보다 빠르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4월 말 0.334%p였던 1년물과 6개월물 금리 격차는 0.536%p로 확대됐다. 6개월물 상승이 단기 조달 부담을 보여준다면, 1년물의 급등은 시장이 향후 1년 구간의 금리 상승 가능성과 조달비용 부담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신용평점 900점 초과 차주 일반신용대출에는 4%대 금리가 남아 있다. 다만 은행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로 상승할 경우 고신용자 일부에 남아 있는 4%대 신용대출은 줄고, 5%대 금리가 일반화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은 당분간 신용대출 금리의 하방 압력보다 상방 압력이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6개월물과 1년물은 각각 6개월 뒤와 1년 뒤 금리 상황에 대한 시장의 시각을 반영하는데 1년물이 더 빠르게 오른다는 것은 시장이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은행채 1년물 상승은 신규 대출뿐만 아니라 기존 차주의 연장 금리에도 순차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신용대출 금리 상승은 빚투를 중심으로 증시 투자자금 흐름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 랠리 속에 신용대출을 활용한 투자 수요가 일부 유입됐지만 대출금리가 5%대로 올라서면 차입 투자에 따른 손익분기점도 높아진다.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투자 손실과 이자 부담을 동시에 떠안을 수 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흐름, 미국 고용과 물가 지표 등 변수가 많아 금리 방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과 국내 성장률 전망 등을 감안하면 시장은 시장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