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FOMO·소외 공포)가 청년들을 빚투(빚내서 투자)로 몰고 있다.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지금 청년들은 실패의 두려움보다 포모의 초조함이 더 크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주식으로 큰돈을 번 또래를 본 청년들은 자산 격차가 이미 벌어졌다고 느낀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에서 주식·채권·펀드를 보유한 가구 비중이 거의 2배로 늘었고, 소득분위별 금융자산 격차도 더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앞에서 주식은 그나마 닿을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로 여겨진다. 청약통장을 깨고 빚을 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문제는 결과다. 빠른 수익을 좇은 청년들의 성적표가 오히려 가장 초라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수익률 1위는 60대 이상 여성(26.9%)이었다. 20대 여성은 24.8%, 20대 남성은 19.0%로 전 그룹 중 꼴찌였다. 갈린 것은 매매 습관이었다. 남성 평균 주식 회전율은 181.4%로 여성(85.7%)의 두 배를 넘었다. 우량주를 길게 들고 간 쪽이 이겼고, 종목을 자주 갈아탄 쪽이 졌다. 빚투의 손실은 더 가팔랐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조정 국면에서 개인 계좌 약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신용융자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19%로 일반 투자자보다 두 배 이상 낮았다. 특히 20대 빚투 소액 투자자의 손실률은 일반 투자자의 3배가 넘었다.
사다리가 무너진다는 청년들의 두려움은 실재한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 단기 수익률 추구와 레버리지로 향할 때, 결과는 격차 해소가 아니라 격차 확대였다. 빠르게 벌려다 가장 못 버는 역설이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 무너진 사다리를 탓하기 전에 올라타려는 것이 사다리가 맞는지부터 따져볼 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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