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무형유산 '고분양태' 맥 잇는다… 홍선행씨 신규 보유자 인정
제주도, 11일 보유자 인정서 수여
26년간 전통 제작기법 전승 활동
고분양태 도내 유일 보유자 올라
2016년부터 교육생 양성 이어와
"제주 전통 체계적 전승 지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만 전승되는 전통공예 '고분양태'의 맥을 이을 신규 보유자가 공식 인정됐다. 장기간 공예 기술을 익히고 교육 활동을 이어 온 홍선행씨가 도내 유일 보유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제주 무형유산 전승 기반도 새 전기를 맞게 됐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도청에서 제주도 무형유산 '고분양태' 신규 보유자로 인정된 홍선행 씨에게 인정서를 수여했다.
보유자는 무형유산의 기예와 기능을 전형에 따라 체득하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무형유산 전승 체계에서 보유자 인정은 특정 개인의 숙련을 넘어 해당 종목의 지속적인 계승 기반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홍선행씨는 2001년부터 명예보유자인 고 송옥수씨와 당시 보유자였던 고양진씨에게 고분양태 전통 기법을 전수받으며 제작에 입문했다. 26년 동안 고분양태 제작과 전승 활동을 이어 온 셈이다.
고양진씨가 건강상 이유로 2025년 2월 4일 명예보유자로 전환된 뒤 도내 고분양태 보유자는 공석이었다. 홍씨는 이 기간에도 전승교육을 꾸준히 이어가며 고분양태 전승 기반을 지켜 왔다.
2016년부터는 일반인, 청소년,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다수의 교육생을 배출했고, 2021년에는 전수장학생 2명을 양성하는 등 전승 활동도 지속했다.
제주도 무형유산위원회는 지난 5월 20일 심의를 거쳐 홍씨를 신규 보유자로 공식 인정했다. 위원회는 홍씨가 오랜 기간 숙련을 쌓아 오면서 전통 제작 방식을 충실히 지켜 왔으며, 고분양태의 전형에 따른 기예를 구현하려는 의지가 높다고 판단했다.
전형은 해당 무형유산의 가치를 구성하는 본질적인 특징을 말한다.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고 구현돼야 하는 고유한 기법과 형식, 지식이 여기에 포함된다. 무형유산 보유자 인정은 이 전형을 얼마나 정확히 체득하고 실현하는지가 핵심 기준이다.
고분양태는 갓의 차양 부분인 '양태'를 대나무에서 여러 공정을 거쳐 얻은 '대오리'로 정교하게 엮어 만드는 전통공예다. 대오리는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 만든 대나무실이다. 고분양태 제작에는 재료 손질부터 엮기까지 장인의 섬세한 손끝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제주 고분양태는 제주에서만 전승되는 독자적인 제작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역사성과 학술성, 대표성을 인정받아 1998년 4월 8일 제주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인정으로 현재 고분양태 보유자는 홍선행씨 1명, 명예보유자는 고양진씨 1명이 됐다. 보유자 공백이 해소되면서 앞으로 전승교육과 후계자 양성, 공개행사 등 무형유산 전승 활동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홍씨에게 보유자 인정서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수여식에는 홍씨의 가족과 친지 등 10명이 참석해 신규 보유자 인정을 함께 축하했다.
오 지사는 "숱한 역경을 견디며 제주의 전통을 지켜온 보유자와 곁에서 묵묵히 힘이 돼준 가족·친지에게 감사드린다"며 "제주의 정신과 혼이 깃든 무형유산을 체계적으로 전승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