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산과 경남은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진해신항 조성, 북극항로 논의까지 이어지며 동북아 물류 환경 자체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얼마나 먼저 읽고 실제 성장동력으로 연결하느냐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력은 개별도시 경쟁이 아니라 항만과 공항, 산업과 물류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부산은 이미 해상 물류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해 왔다. 신항은 대한민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중심축이자 세계적 환적항만으로 성장했고, 부산·경남·울산으로 이어지는 동남권은 조선·자동차·기계 산업이 집적된 국내 최대 제조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제조와 물류 기반이 동시에 집적된 지역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그러나 이제는 해상 물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도체와 바이오, 인공지능, 로봇 같은 첨단산업일수록 속도와 공급망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물류 허브들도 항만과 공항, 철도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복합물류 체계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그 변화의 핵심에 가덕도신공항이 있다. 2035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이 완공되면 부산·경남은 해상과 항공, 철도가 결합된 '트라이포트' 기반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2040년 개항 예정인 진해신항까지 더해지면 동남권은 생산과 물류, 유통과 산업이 연결되는 거대한 복합 플랫폼으로 확장된다. 단순한 인프라 확충을 넘어 기업의 투자 환경과 산업구조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음 달이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취임한 지도 어느덧 1년6개월, 임기 반환점을 맞게 된다. 최근 지역의 변화 역시 결국 '연결'의 문제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산업과 물류, 기업과 행정, 부산과 경남이 하나의 흐름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새로운 성장도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새로운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개발률은 이미 98%를 넘어섰다. 이제는 얼마나 넓게 개발하느냐보다 어떤 산업을 유치하고 어떤 기업과 함께 성장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다.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산업과 물류, 기술과 사람이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변화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역시 조직체계를 다시 정비했다. 이달부터 기존 2본부 4부 12과 체제를 2본부 1실 4부 14과 체제로 확대하고, 정원도 102명에서 110명으로 늘렸다. 투자유치와 기업지원 기능을 보다 세분하고 전략산업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혁신성장부' 신설과 기업지원 체계 개편을 통해 기업의 투자 결정부터 성장, 후속 투자까지 보다 유기적으로 지원하는 현장중심 행정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수도권 중심 구조 속에서 살아왔다. 많은 청년들이 기회를 찾아 지역을 떠났고, 지역은 인구감소와 산업 침체라는 어려움을 동시에 겪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 부산·경남은 다시 한번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산업과 물류, 기술과 사람이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부산·경남은 단순한 물류 거점을 넘어 대한민국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변화는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대한민국 성장전략의 전환과도 맞닿아 있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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