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권준언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등 7개 선관위로부터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착수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이날부터 투표용지 인쇄 계획 및 예산안, 투표록, 전자파일 등 압수물에 대한 분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압수물에는 선관위가 투표용지 축소 인쇄를 결정한 회의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전날(11일) 검사 3명, 수사관 10명, 경찰관 100여 명을 투입해 중앙선관위, 서울선관위, 송파·강남·서초·광진·동작구 선관위 등 7곳을 대상으로 13시간에 걸친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중앙선관위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 각 지역 선관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10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직무유기,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합수본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2차 압수수색 대상지와 추가 입건할 피의자 및 참고인 등을 선별할 방침이다.
압수물은 △각 선관위의 투표용지 인쇄 계획서 및 예산안 △지방선거 일정 △투표용지 보관 장소와 수량, 잔여매수 등이 기록된 투표록 △투표용지 축소 인쇄를 의사결정한 회의록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관위 서버 전자정보 압수수색은 진행 중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중앙선관위 서버 용량이 방대해 현장을 관리하면서 다운로드(내려받기)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운로드가 끝나면 압수수색을 재개해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 내용을 토대로 △선관위가 유권자 수의 11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 예산을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 물량을 50% 수준으로 줄인 경위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이 예상됐는데도 적기 대응하지 못한 이유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합수본이 수사 과정에서 선관위의 위법 정황을 추가로 포착할 경우 수사망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진 이후 충북 청주 성화개신죽림동 5투표소에서 1295명의 선거인명부가 누락된 점, 전북교육감 선거 개표 과정에서 1104명(중화산1동 제1투표소)의 투표 결과가 전산 집계에서 누락된 점 등 추가 의혹이 속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합수본 관계자는 추가 위법 정황을 인지할 경우를 전제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라며 "(수사 범위가) 추후 확대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검경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에 합수본 사무실을 마련했지만, 내부 전산망 구축과 경찰 인력(15명) 이전 등 세부 준비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합수본은 다음주 조직 정비를 마무리하고 경찰로부터 수사 자료를 모두 넘겨받을 계획이다.
합수본 조직 정비와 별개로 선관위 관계자 줄소환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각급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출석을 통보하고 현재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선거 종사자들의 대화방을 확보한 뒤 선거사무 공무원과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투표용지 인쇄업체 관계자 등을 잇달아 불러 조사를 진행해 왔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내 투표소 14개소를 비롯한 총 91개소에서 투표용지가 동나 일부 유권자들의 참정권이 침해된 사건이다. 투표용지 부족이 예상돼 추가 배부가 이뤄진 투표소는 140곳에 달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