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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 탄' 키옥시아, 도요타 제치고 日시총 1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도요타 제친 키옥시아…시총 44.3조엔
상장 철회·WD 합병 무산 딛고 반전
AI 데이터센터發 낸드 수요 폭증
삼성·SK 추격은 여전히 과제

지난 2024년 12월 8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키옥시아. 출처=연합뉴스
지난 2024년 12월 8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키옥시아.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가 시가총액 기준 일본 상장기업 1위에 올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로 실적 전망이 급격히 개선되면서다. 상장 철회와 인수합병 무산 등으로 수년간 부침을 겪었던 키옥시아는 AI 투자 확대의 대표 수혜주로 부상했다.

12일 도쿄증시에서 키옥시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760엔(7.64%) 오른 8만1200엔(약 77만1391원)에 마감했다. 시총은 44조3672억엔(약 421조4839억원)으로 늘어나 도요타자동차(43조8390억엔)를 제치고 일본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장중에는 상승폭이 10%를 넘어서며 시총이 45조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산업의 새로운 성장 국면을 열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상장 철회·합병 무산…4년 표류

키옥시아는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에서 출발했다. 2018년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투자 연합이 약 2조엔(약 18조9998억원)에 인수하면서 독립했다. 투자 연합에는 SK하이닉스도 참여했다.

독립 당시 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보다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시바 산하에서는 반도체 사업 특유의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승인받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이후 성장 전략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키옥시아는 당초 독립 후 3년 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상장을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2020년 8월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승인을 받은 뒤에도 상장을 철회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후 미국 저장장치 업체 웨스턴디지털과의 통합 논의가 진행됐다. 미국 정부도 양사 협력을 통한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본사 위치와 경영권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중단됐다.

2023년 메모리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이후 양사는 다시 통합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동의를 얻지 못한 데다 중국 반독점 심사 통과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협상은 최종 무산됐다.

당시 시장의 시선도 차가웠다.

베인캐피털은 투자 후 5년 이상이 지나면서 투자금 회수 압박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상장 당시 예상 기업가치는 1조엔(약 9조4999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수 당시 평가받은 2조엔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키옥시아는 2024년 12월 상장을 강행했다. 추가 상장 연기가 시장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실적 급반등

상장 초기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1% 낮은 1440엔(약 1만3679원)에 형성됐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630억엔(약 8조1984억원)에 그쳤다. 이후에도 한동안 2000엔 안팎에서 움직였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였다.

2025년 이후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 AI 연산용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증가와 함께 대규모 데이터 저장에 필요한 낸드플래시 수요도 빠르게 늘어났다.

낸드플래시 전문 기업인 키옥시아는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 수요 증가로 판매량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키옥시아의 2027년 3월기 연결 영업이익은 약 7조엔(약 66조4993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8배 수준이다. 도요타가 제시한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인 3조엔(약 28조4997억원)을 크게 웃돈다.

2026년 4~6월 순이익 역시 8690억엔(약 8조2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SMBC닛코증권은 최근 목표주가를 기존 4만8000엔(약 45만6124원)에서 12만6000엔(약 119만7327원)으로 올렸다. SMBC닛코증권의 하나야 다케시 수석 애널리스트는 "과거에 없던 수준의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증권도 2029년까지의 실적 성장 가능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1만5000엔(약 109만2799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가와무라 요시히코 키옥시아 부사장은 최근 투자자 설명회에서 "메모리 산업이 초호황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타 히로오 사장도 "AI가 사회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서 메모리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총 44.3조엔…글로벌 경쟁사와는 격차

시장에서는 AI 시대가 기존 반도체 경기순환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메모리 산업은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반복되며 극심한 호황과 불황을 겪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보다 안정적인 수요 기반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글로벌 경쟁사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키옥시아 시총은 이날 기준 44조3672억엔이다. 반면 엔비디아 시총은 약 790조엔에 달한다. 메모리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약 200조엔, 160조엔 수준이다.

향후 관건은 현금 활용 방안이다. 회사는 잉여현금을 연구개발, 생산능력 확대, 전략적 인수합병에 투입할 계획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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