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소설이 영화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 제주문학관, 고희영 감독과 영화이야기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6월 19일~7월 30일 총 4회 운영
매회 오후 7~10시 야간 프로그램
원작 영화 감상·감독 해설·관객 대화
밀양·드라이브 마이 카 등 4편 상영
선착순 150명 모집, 참가비 전액 무료

제주 출신 고희영 감독. 고 감독은 영화 상영 전후 해설과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소설이 영화로 각색되는 과정, 영상언어의 특징, 영화 현장의 뒷이야기를 도민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사진=진진 제공
제주 출신 고희영 감독. 고 감독은 영화 상영 전후 해설과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소설이 영화로 각색되는 과정, 영상언어의 특징, 영화 현장의 뒷이야기를 도민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사진=진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문학이 영화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함께 보고 듣는 야간 문화프로그램이 제주문학관에서 열린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감독의 해설을 통해 원작이 영상으로 바뀌는 과정과 그 뒷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학관에 따르면 문화프로그램 '고희영 감독과 함께하는 영화이야기'가 오는 19일부터 7월 30일까지 제주문학관 4층 강당에서 운영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문학과 영화가 같은 이야기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소설이 문장으로 인물의 내면과 사건을 쌓아 올린다면 영화는 화면과 소리, 배우의 연기, 편집으로 이야기를 다시 구성한다. 제주문학관은 이 차이를 시민과 함께 읽고 보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진행과 해설은 다큐멘터리 영화 '물숨' 등을 연출한 고희영 감독이 맡는다. 고 감독은 영화 상영 전후에 작품을 풀어 설명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원작 소설이 영화로 재탄생하는 과정과 현장 뒷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고희영 감독은 "소설이 원작인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저의 해설로 소설이 영화로 재탄생하는 과정과 그 현장의 뒷이야기를 나누는 행사가 제주문학관에서 마련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영화 해설, 영화 관람, 작품 읽기, 관객과의 대화 순으로 진행된다"며 "퇴근 무렵, 혹은 저녁 밤마실 나오셔서 함께 영화 보고 오손도손 영화 이면의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전했다.

고희영 감독은 영화사 숨비 대표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해녀의 삶을 담은 '물숨'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과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받았다. '시소 See_Saw', '불숨', '물꽃의 전설' 등을 연출했으며, 2026년 9월에는 신작 '사진의 얼굴'의 한·일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프로그램은 영화 해설, 영화 상영, 작품 읽기, 관객과의 대화 순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관객과의 대화는 영화계에서 흔히 'GV'라고 부르는 형식이다. 영화 상영 뒤 감독이나 평론가, 배우, 관객이 작품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고 감독이 원작과 영화의 차이, 각색 과정, 장면 해석을 도민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운영 기간은 6월 19일부터 7월 30일까지다. 모두 4차례 열린다. 매회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직장인과 일반 도민이 참여하기 쉽도록 야간 시간대로 편성했다. 회차별 모집 인원은 선착순 150명이며 참가비는 무료다.

‘고희영 감독과 함께하는 영화이야기’ 안내 포스터. 제주문학관은 6월 19일부터 7월 30일까지 소설 원작 영화를 감상하고 감독 해설과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는 야간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진=제주문학관 제공
‘고희영 감독과 함께하는 영화이야기’ 안내 포스터. 제주문학관은 6월 19일부터 7월 30일까지 소설 원작 영화를 감상하고 감독 해설과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는 야간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진=제주문학관 제공

상영작은 문학성과 대중성을 함께 갖춘 작품들로 구성됐다. 1회차인 6월 19일에는 이청준의 단편소설 '벌레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이 상영된다. 예기치 못한 상실 속에서 인간의 고통과 구원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7월 2일 2회차에서는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상영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하고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작품으로, 사랑과 삶의 선택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섬세하게 그린 영화다.

7월 16일 3회차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를 만난다. 아내를 잃은 연출가가 연극을 준비하며 상실과 아픔을 마주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마지막 4회차인 7월 30일에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베라는 남자'가 상영된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노인이 새로운 이웃을 만나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 이야기다.

1회차 참가 신청은 지난 12일부터 제주문학관 누리집에서 시작됐다. 2~4회차는 각 프로그램 운영일 기준 1주일 전부터 순차적으로 신청을 받는다. 세부 내용은 제주문학관 누리집과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제주문학관(명예관장 강덕환)이 문학을 책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영화, 해설, 대화로 확장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보는 일은 줄거리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떤 장면이 생략되고, 어떤 인물이 새롭게 해석되며, 문장의 감정이 화면에서 어떻게 바뀌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이다.

문학관 프로그램이 야간에 운영되는 점도 눈에 띈다. 평일 낮 시간대 참여가 어려운 직장인과 일반 도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 방식이다. 영화 감상과 해설, 대화가 결합되면 문학관은 전시 공간을 넘어 시민이 작품을 함께 읽고 해석하는 문화공간으로 확장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소설 #영화 #제주문학관 #고희영 감독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