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비축유 43년 만에 최저...이란전 여파에 3억배럴대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전략비축유(SPR)가 이란 전쟁 여파로 4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합의했지만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월가에서는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비축유를 방출하고 있지만 미국의 에너지 안보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16일(현지시간) 지난 12일 기준 미국 전략비축유가 3억403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83년 여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략비축유는 전주 대비 약 900만배럴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을 완화하기 위해 비축유를 대거 시장에 공급해왔다. 전략비축유 방출은 고유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바이든 행정부를 반복적으로 비판해왔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전략비축유는 2023년 7월 약 3억4600만배럴까지 감소하며 당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엑손모빌의 닐 채프먼 수석부사장은 지난달 28일 뉴욕에서 열린 번스타인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낮은 재고에 접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재고 감소와 여름철 연료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원유 공급망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피단 에너지의 밥 맥널리 대표는 "재고 감소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가격 상승 압력 측면에서 우리는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지난 3월 전략비축유 1억7200만배럴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공동 추진한 총 4억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 계획의 일환으로, IEA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 개입으로 기록됐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