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빠진 美·이란 합의...이스라엘·美 강경파 동시 반발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휴전 합의를 둘러싼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사실상 합의에 선을 그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독자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줄곧 요구해온 이란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제한 조치는 이번 합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강경파 역시 이번 합의를 "이란에 대한 양보"라고 규정하며 "얻은 것 없는 협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종전 합의와 관련해 이란과 이미 전자 서명을 마쳤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중요한 세부 사항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협상 테이블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성사됐지만 최대 변수로 꼽혀온 이스라엘은 사실상 합의에 선을 그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주둔 유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주도한 중동 휴전 구상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안보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향후 합의 이행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분명히 해두고 싶다. 우리는 국가를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한 안보지대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이 시작된 직후 헤즈볼라는 이란과의 연대를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지대'라고 규정한 레바논 남부 지역을 점령했으며, 베이루트를 포함한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확대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는 동반자 관계"라면서도 "자주 의견이 일치하지만 때로는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의 극우 연정 내 다른 인사들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휴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시리아, 가자지구에서 점령한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고 "무기한"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이란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문제가 협상에서 빠진 데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이란 강경파들은 이번 합의를 "전술적 재앙"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합의문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보수 성향의 인플루언서 에릭 에릭슨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트럼프는 이란에 항복했다"고 비판했다.
대이란 강경파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란 측이 설명하는 예비 합의 내용이 백악관의 설명과 다르다는 점이 다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선전성 보도에 의존하기보다 실제 합의문을 검토하기를 기대한다"며 조속한 합의문 공개를 촉구했다.
폭스뉴스 진행자이자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마크 레빈은 이번 전쟁의 강력한 지지자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협상 과정에서 레바논 내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비판하자 불만을 나타냈다. 이후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문 전문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해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