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쉴 수 있게"…유치원 교사 공백 때 대체인력 지원 확대
사립유치원 병가도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유아교육법 개정해 순회교사 배치 근거 마련
교육청별 대체인력풀 구축…연 1회 이상 모집·검증
연가 사용 실태 점검 없어 '눈치 휴가' 개선은 과제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유치원 교사의 병가·공가·특별휴가 등 일시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순회교사와 거점 유치원 강사 배치를 추진한다. 교육청마다 달랐던 사립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범위도 확대하고, 시도교육청은 연 1회 이상 대체인력풀을 구축해 긴급하게 인력이 필요한 유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일반 연가에 따른 공백 관리는 기본적으로 유치원장 책무로 남고, 추가 지원도 교육청 판단에 맡겨졌다.
교사가 원장 눈치를 보느라 휴가를 신청하지 못하는 관행을 어떻게 포착할지, 긴급 병가 당일 실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얼마나 확보할지도 과제로 남았다.
■순회교사 법 근거 마련…2027년까지 지원 범위 확대
교육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경기 부천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가 아픈 상태로 근무하다 숨진 사건 이후, 유치원 교사가 병가나 연가를 제때 쓰기 어려운 구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김정연 교육부 영유아지원관은 "시도교육청에서 부분적으로 유사한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범위가 각자 많이 다르고 편차가 있어 충분히 지원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사립유치원이 전체 유치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현장의 어려움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교육부는 우선 유아교육법을 개정해 유아교육진흥원 등 교육행정기관에 순회교사를 둘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순회교사는 인근 유치원에서 교사 공백이 발생하면 수업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법안을 발의해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법 개정과 정원 협의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교육부는 법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단설유치원 등 거점 유치원에 강사를 배치해 주변 유치원의 공백을 메우도록 할 계획이다. 순회교사 정원 규모는 법 개정 이후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사립 유치원 교사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범위도 넓힌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시도교육청별 지원 사업을 개선해 병가의 기간이나 종류와 관계없이 아파서 자리를 비우는 교사의 대체 인력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공가·특별휴가·연수·출장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이를 위해 시도교육청은 연 1회 이상 대체 인력을 정기 모집해 인력풀을 구축한다. 모집된 인력은 징계 이력 조회와 연수 등을 거쳐 관리된다. 유치원에서 긴급하게 인력이 필요할 때 교육청이 풀에 등록된 인력과 유치원을 연결하고, 매칭된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반 연가는 이번 지원 범위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김정연 교육부 영유아지원관은 "개인 연가에 따른 공백 관리는 기본적으로 유치원 원장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지역 여건에 따라 인건비나 교·강사 지원을 추가할 수는 있지만, 이는 교육청 판단에 맡겨진다.
■제도는 환용...임시방편적 처방 아쉬워
대책의 실효서은 대체 인력풀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지 여부다. 김정연 교육부 영유아지원관은 현재 대체인력풀을 운영하는 교육청의 평균 규모가 246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체인력은 평소 근무하지 않다가 수요가 생기면 연락을 받고 나가는 구조다. 문제는 '명단'이 아니라 '당일 투입'이다. 대체 인력풀에 이름을 올린 인원이 많더라도, 긴급 병가가 발생한 날 바로 수업에 들어갈 사람이 없으면 유치원 현장의 공백은 해소되기 어렵다.
교육부는 교·강사를 직접 지원할지,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에 중점을 둘지는 교육청이 현장 여건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신청부터 매칭까지 걸리는 목표 시간이나 등록 인력 대비 실제 투입 가능한 인력 비율 등 구체적인 관리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원장과 교사를 대상으로 인사 제도와 대체인력 지원 사업 관련 연수를 하고, 시도교육청은 감염병 대응 매뉴얼 준수 여부 등을 포함해 사립유치원의 인사·복무 운영을 연 1회 이상 지도·점검한다. 교사의 인사 고충을 접수하는 상담·신고센터도 운영한다.
교원단체들은 이날 방안 마련을 반기면서도 한계를 짚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번 개선안이 현장 교사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필요한 조치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취지에는 공감하나, 여전히 행정 편의적 관리 대책과 단기 강사 배치 등 임시방편적 처방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깊은 아쉬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도 "사립유치원 대체인력 지원을 단순히 인건비 재정지원 방식으로 확대하는 데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