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병원

식도암도 '싱글포트' 시대…삼성서울병원, 세계 첫 임상 성과 공개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늑골 사이 단일 절개 로봇수술 안전성 확인
싱글포트, 멀티포트와 유사한 치료 성적내
출혈량 줄이고 최소침습 장점 부각한 성과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다빈치 로봇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다빈치 로봇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식도암 분야에서도 하나의 절개창만 이용하는 싱글포트 로봇수술이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 탓에 적용이 쉽지 않았던 식도암에서 기존 다중 절개 방식과 견줄 만한 안전성과 수술 성적이 확인되면서 최소침습 수술의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서울병원은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 연구팀이 식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싱글포트 로봇수술 결과를 분석해 일본식도학회 학술지 'Esophagus'에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늑골 사이를 통한 흉부 접근 방식의 싱글포트 식도암 수술 결과가 국제 학계에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2024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시행한 식도암 로봇수술 사례를 분석해 기존 멀티포트 방식과 싱글포트 방식을 비교했다. 분석 대상은 멀티포트 수술 104건과 싱글포트 수술 21건이다.

비교 결과 수술 시간과 절제 림프절 수, 입원 기간, 입원 중 통증,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 등 주요 지표에서 두 수술법 간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암을 완전히 제거했는지를 평가하는 완전 절제율(R0 절제) 역시 싱글포트 수술이 기존 방식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수술 중 출혈량은 싱글포트 수술에서 더 적은 경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싱글포트 로봇수술은 작은 절개창 하나를 통해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동시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피부 절개를 줄여 환자 부담을 낮출 수 있어 여러 암종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목과 흉부, 복부를 아우르는 식도의 해부학적 특성 때문에 식도암에서는 적용이 쉽지 않은 분야로 꼽혀왔다.

특히 식도편평상피세포암에서 중요한 상부 종격동 림프절 절제는 기존 싱글포트 접근법으로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연구팀은 늑골 사이 흉부 접근법을 활용해 이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용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식도암 싱글포트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환자의 통증과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치료 성적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수술 기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 식도암 수술 분야에서 로봇수술 도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2023년 아시아 최초로 폐식도외과 전용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했으며, 2025년에는 국내 최초로 폐식도암 분야 로봇수술 교육기관인 '에피센터(EpYcenter)'로 선정됐다.
병원에 따르면 2025년 시행한 식도암 수술 245건 가운데 약 79%가 로봇수술로 진행됐으며, 수술 후 30일 이내 및 재원 중 사망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식도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62.5%로 국내 평균과 해외 주요 국가 평균을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병원은 현재 장기 생존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미충족 의료 수요를 분석하는 연구도 병행하며, 치료 성적뿐 아니라 수술 이후 회복과 장기 관리까지 아우르는 진료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기자 정보

#식도암 #싱글포트 #로봇수술 #삼성서울병원 #박성용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