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도 학생도 안전하지 않은 학교… 위성곤 인수위 "종합 안전대책 마련"
서귀포 초등학교 교실 침입 사건 파장
인수위, 17일 입장문 내고 강력 대응 예고
"학교 안전, 교육청 문제로만 돌리지 않겠다"
제주 교사 54.4% "교육활동 침해 경험"
자치경찰·국가경찰 연계 순찰 강화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교육현장의 안전 문제가 도정 차원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귀포시 한 초등학교에서 외부인이 교실에 무단 침입해 교사를 겨냥한 범행을 저지른 사건이 알려지면서 교권 보호와 학교 안전망을 함께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제40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과 인수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사와 학생 모두가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학교에서 용납할 수 없는 범죄가 발생한 것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최근 서귀포시 관내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실 무단침입 사건을 계기로 나왔다. 해당 사건은 외부인이 교실에 침입해 교사 개인 물품 등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역 교육계에 충격을 줬다. 경찰은 피의자를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인수위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학교 안전망의 허점을 드러낸 사안으로 봤다. 피해 교사는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고, 학생들도 교실을 옮겨 수업을 받는 등 학습권 침해와 불안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다.
학교는 학생에게 배움의 공간이고 교사에게 일터다. 그러나 외부 침입과 교권 침해, 악성 민원이 반복되면 학교는 더 이상 안전한 공간으로 기능하기 어렵다. 인수위가 이번 사건을 교육청 소관 문제로만 보지 않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권 침해가 이미 구조적 문제로 번졌다는 지표도 있다. 제주교사노조가 지난달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교사의 54.4%가 최근 1년간 교육활동 침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침해를 경험한 교사 가운데 96.8%는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하지 못한 배경에는 악성 민원과 추가 피해에 대한 부담, 절차 진행에 대한 불안, 실효성 있는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교권 침해가 발생해도 교사가 혼자 감당하는 구조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인수위는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협박, 학교 폭력 등은 더 이상 교사 개인의 불운으로 치부할 수 없는 구조적 사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입장문의 핵심은 도정 역할의 확대다. 위성곤 당선인과 인수위는 "학내 치안 공백과 교권 침해 문제를 교육청 책임으로만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청, 자치경찰, 국가경찰 등과 협력해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개방형 학교 구조 개선 등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학교 안전은 교육행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학교 출입 관리, 주변 순찰, 범죄 예방 환경 설계, 피해자 보호, 수사기관 대응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특히 제주처럼 개방형 학교 구조가 많은 지역에서는 외부인 출입 통제와 학생 이동 동선, CCTV 사각지대 점검이 중요하다.
피해 교사의 회복 지원도 과제로 제시됐다. 인수위는 "교육청과 협력해 피해 교사가 수업 결손 부담 없이 치료와 회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교권 보장 시스템을 구축해 사건 이후 교사가 다시 학교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사법당국을 향해서는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인수위는 "이번 사건을 강력범죄 수준의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법의 단호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당선인 체제와 위성곤 도정 출범을 앞두고 교육 안전 협력 체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묻는 과제이기도 하다. 교육청은 교권 보호와 학생 생활지도를 담당하고, 도정은 자치경찰과 지역 안전망, 행정 지원 체계를 갖고 있다. 두 기관이 학교 안전을 공동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인수위는 "교육 현장의 안전이 무너지면 제주의 미래도 없다"며 "범죄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존중하며 배움에 전념할 수 있는 공교육 환경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 자치경찰, 사법당국과 손잡고 도정 차원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