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식탁물가 비상… 1판 6000원 할인란 찾아 오픈런
소비자물가지수 2년만에 최대 상승
전염병 여파 계란가격 10% 올라
대형마트 "할인란 1인 1판 한정"
빨라진 더위에 수박 수요 급증
생산 못따라가며 가격 고공행진
소비자물가지수가 2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여름철 식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밥상 필수 식자재인 계란과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며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 계란 가격, 1년새 10% 넘게 올라
17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른 119.92(2020=100)를 기록한 가운데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3% 오르면서 일반 가정에서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특히, 계란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10.2% 오르며 지난 2022년 1월(15.8%)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찾은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계란 코너는 다른 식품 매대와 비교해 고객이 눈에 띄게 적었다. 50대 이모씨는 "요즘 계란 한 판이 만원 안 넘으면 다행"이라며 "전통시장이나 동네 채소가게 등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고 했다. 이어 "오늘은 값싼 계란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이미 다 팔렸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이날 계란 코너에는 농림축산식품부 협업을 통해 할인 판매하는 6000원대 '이맛란(30란)'은 모두 팔리고 없었다. 30구 매대에는 1만3000원대 특란만 남아 있었고, 8000원대 백색란도 품절 상태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맛란은 현재 1인 1판 한정으로 판매 중"이라고 전했다.
계란 가격 상승은 AI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올해 발생한 AI는 예년보다 감염성이 매우 강해 전체 산란계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가 살처분됐고, 이로 인해 계란 공급 연결고리가 끊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5월은 가정의 달 수요까지 늘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정부는 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 물량을 늘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6개월간 1000만개를 공급했던 수입란을 이달과 다음달에는 두 배 수준인 2000만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브라질산 계란도 첫 도입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우선 시범 물량을 들여와 검역과 식품 검사 등을 거친 뒤 문제가 없으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본 물량이 들어올 전망이다.
대형마트도 계란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자체 농산물 유통센터인 후레쉬센터에 일반란과 동물복지란을 상시 비축해 부족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태국산 수입란도 이달 말부터 운영한다. 롯데마트는 전국 협력 농가와의 직거래 비중을 바탕으로 수급을 관리하고, 농식품부와 협업한 '행복생생란(30입)'을 1인 1판 한정으로 판매한다.
■ 이른 더위에 수박도 '초과 수요'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수박 중품 1개 가격은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약 23% 오른 2만7921원이다. 이른 더위로 수박 출하가 시작되는 초여름부터 수요가 빠르게 늘었지만, 공급 확대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는 산지 다변화와 소용량 상품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음성, 고창 등 주요 산지에서 매 시즌 대규모 물량을 매입하고, 이마트·트레이더스·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매입 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는 산지 계약재배를 통해 '5K프라이스 까망애플 수박'도 처음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봉화, 어상천, 양구, 무주 등 고산지 수박 비중을 늘려 산지를 다변화하고, 내열성과 내수성이 뛰어난 '씨적은 수박'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본격적으로 출하가 늘어나는 이달부터는 가격 안정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더운 날씨로 수박 수요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산지 작황이 양호하고 재배 면적도 확대된 만큼, 평년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