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빅스텝 거론될 땐 시장 어려웠다…중앙은행은 중장기적 흐름 봐야" [꿈틀대는 물가]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신현송 총재, 긴축 시사했지만
한번에 0.5%p 인상엔 선 그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올해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올해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상방 압력이 지속되겠지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실시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중동 사태가 끝났어도 정책 판단을 할 조건들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고 한 만큼 긴축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총재는 1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빅스텝 얘기가 나올 당시엔 채권금리나 원·달러 환율이 높아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럴 땐) 중앙은행이 예외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기저에 있는 흐름을 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당시만 해도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나 환율이 상승세를 탄 상황이었던 만큼 금통위가 긴축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됐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빅스텝' 가능성도 언급됐다. 신 총재의 이번 발언은 간접적이긴 하나 일시에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진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통위가 사상 처음 빅스텝을 밟은 지난 2022년 7월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거칠게 긴축을 단행하던 시기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급등 우려가 컸다.

현재는 한미 금리차보다는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 등의 영향이 더 큰 데다 가계대출 차주에 가해질 부담 등을 감안하면 보폭을 크게 가져갈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긴축의 시간 자체는 가까워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 총재는 "종전 이후 유가가 많이 내리긴 했지만 시장가격은 (그때그때의) 위험 선호나 감수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 만큼 중앙은행은 장기적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보고 (정책을) 해야 한다"며 "5월 경제전망 이후로 판단을 뒤집을 만한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나온 점도표에선 총 21개 중 19개가 '인상'에 찍힌 바 있다. 이번 설명회에서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오는 7월 금통위가 첫 인상 시점이 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린다.

신 총재는 이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간접효과는 가치사슬을 통해 상당한 시간을 두고 재화·서비스에 영향을 미친다"며 "당장 주가가 올라가고 채권 금리는 내려가면서 환율이 안정되면 (문제가) 다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중앙은행은 중장기적으로 경제 파급 경로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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