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6%로 높여 잡은 연준...인하 기대 꺾였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물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높아지고 고용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준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전망이 우세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6%로 제시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3%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 당시 각각 2.7%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상향 조정이다.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낮췄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 3월 전망치보다 0.2%p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 전망치는 4.3%로 제시해 기존 전망보다 0.1%p 낮췄다.
연준이 물가 전망을 높여 잡은 배경에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2.9%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연준 내부에서는 최근 물가 상승을 단순한 전쟁발 공급 충격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숙박·교통 등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증시 상승에 따른 소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수요 측 압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상승에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반응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 확산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7만2000명 증가하며 시장 전망을 웃돌았고 실업률은 4.3%로 1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환경은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에도 반영됐다. 이번 점도표에서 18명의 위원 가운데 9명이 올해 안에 최소 한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8명은 동결을 전망했다.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단 1명에 그쳤다.
시장 역시 연준과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연말까지 0.25%p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