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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설계하고 로봇이 실험...LG화학, 항체 신약 발굴 방식 바꾼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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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랩-지니어스와 다중항체 항암제 공동연구·라이선스 옵션 계약

AI가 설계하고 로봇이 실험...LG화학, 항체 신약 발굴 방식 바꾼다

[파이낸셜뉴스] 신약 후보물질을 인공지능(AI)이 설계하고 로봇이 직접 실험한 뒤, 그 결과를 다시 AI가 학습해 더 나은 설계를 내놓는다. LG화학이 이런 '자동화 신약 발굴' 방식을 항암제 개발에 끌어들인다.

18일 LG화학에 따르면 영국의 AI 신약개발 기업 랩-지니어스 테라퓨틱스(LabGenius Therapeutics)와 다중항체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함께 발굴하는 공동연구 및 라이선스 옵션 계약을 맺었다. LG화학이 연구개발 비용을 대고, 공동연구 결과를 보고 후속 개발과 기술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다.

협업의 핵심은 랩-지니어스의 AI 플랫폼 '에바(EVA)'다. AI가 다양한 항체 구조를 설계하면 로봇이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고, 그 데이터를 AI가 다시 학습해 다음 설계의 정확도를 끌어올린다. 이 순환을 빠르게 반복하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추려내는 방식이다. LG화학은 이를 활용하면 보통 5년 넘게 걸리는 항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 전임상 진입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협업이 겨냥하는 다중항체는 항체 하나가 두 개 이상의 표적을 동시에 인식하도록 설계한 치료제다. 기존 단일 항체보다 암세포를 더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어 차세대 항암제로 꼽히지만, 구조가 복잡한 탓에 최적의 후보를 찾기까지 많은 실험과 긴 시간이 든다는 한계가 있었다. AI·로봇 기반 자동화는 바로 이 병목을 겨냥한 것이다.

소진언 LG화학 생명과학연구개발부문장은 "랩-지니어스는 AI와 자동화 실험을 결합해 후보물질 탐색과 초기 검증을 빠르게 수행할 역량을 갖췄다"며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암 영역에서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후보물질을 신속히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제임스 필드 랩-지니어스 CEO도 "고도로 최적화된 다중항체 설계로 LG화학의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며 "자사 AI 플랫폼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화학은 외부 협력과 별도로 자체 AI 플랫폼 '메디엑스(MediX)'를 운영하며 신약개발 전 과정에 AI 적용을 넓히고 있다. 새로운 치료 표적을 찾고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단계를 넘어, 임상개발과 생산공정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외부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LG AI연구원과 유전체 분석 모델을 공동 개발 중이며, AI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와는 새로운 구조의 항암 단백질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넓혀가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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